농림부는 30일 과천 농림부 4층 회의실에서 미국 농무부 대표단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해제 문제를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측 대표단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에 대한 국제적인 검증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고 미국측 대표단은 "미국산 육류의 안전성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전량을 검수하더라도 수입은 안된다" 농림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국제적인 검증 절차를 통해 확인된 이후에나 수입 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된 이상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수 없다"며 "미국측 요청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미국측이 전수검사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인한 뒤 수입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감염경로에 대한 사실 확인과 국제적인 검증 절차를 거쳐야 수입금지조치 해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7개월 전에 캐나다에서 발견된 광우병 감염소도 단 한마리였다"며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아직까지도 금지하는 상황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만 수입금지를 해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와 공조 30일 오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데이비드 헤그우드 농무장관 특별보좌관 등 미국측 협상대표단은 미국산 육류의 안전성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헤그우드 보좌관은 "한국 정부와 소비자에게 미국 육류의 안전성을 설명하고자 온 것"이라며 "광우병 감염소는 캐나다에서 온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이날 광우병 발생에 대한 조사진행 상황과 방역관리 실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편 이날 협상을 앞두고 농림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조치 해제 여부를 놓고 미국과 일본간 협상이 끝난 뒤 일본에 전화를 걸어 (논의 결과를) 확인했다"며 "일본 정부가 내린 결론과 비슷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대표단이 입국한 인천국제공항에는 환경운동연합회원 10여명이 나와 "미국의 광우병 소 수입 재개를 반대한다"는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