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임직원에게 획기적인 경영투명성 제고를 약속하며 사실상 경영복귀를 선언했다. 최 회장은 30일 사내통신망 게시판에 띄운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회사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구체적이고 획기적인 개선방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그동안 불미스러운 일로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데 대해 회장으로서임직원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를통해 고객으로부터 선택받고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게 함으로써 임직원 여러분의 자긍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인이 대표이사 회장의 자격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된 시기는 IMF사태로 인해 국가 경제가 위험에 처해 있었고 수출 위주의 관행에서 잉태된 SK글로벌의 누적된 부실문제까지 겹쳐 설상가상의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당시는 그룹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현실이었으며 더이상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창출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SK텔레콤의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외자유치 등 재무적 해결방안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여러가지 외적 환경으로 성사단계에서 좌절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함께 "불행히도 이같은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채 거두기 전에 금번 사태가 발생하게 됐으며 임직원 여러분들의 자긍심에 커다란 상처를 준 것에 대해 CEO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아울러 현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으며 백의종군의 자세로 현재 SK가 직면하고 있는 모든 난관과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내할 각오가 돼있다고 다짐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이날 사내통신망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향후 회사 경영방침을 밝힌 것을 본격적인 경영복귀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보석으로 출감한 이후 수시로 회사에 출근하면서 소버린 자산운용과의 경영권 분쟁 등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면서 사실상 경영활동을 해왔으나대외적인 시선을 의식, 경영일선에 나서는 것을 자제해왔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현 사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는 오너로서 해가 바뀌기 전에 임직원들에게 고민했던 것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한편 향후 회사경영에 임하는 입장과 각오를 밝히기 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