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대거 물갈이되고 있다. 대부분 50대 후반에서 60대에 걸친 나이많은 사장들이 교체돼 '세대교체'의 성격이 짙지만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에 따른 실적부진 문책과 잇따른 악재를 돌파하기 위한 그룹 분위기 쇄신의 효과도 노렸다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30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번 연말 임원인사에서 지금까지 데이콤, LG홈쇼핑, LG에너지, LG파워, LG MRO, LG경영개발원 등 6개 계열사의 대표가 바뀌었으며 남은 계열사 인사에서도 1-2곳이 추가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콤의 경우 지난 2001년부터 데이콤과 자회사인 파워콤 대표를 맡아온 박운서(64) 회장이 지난 26일 대표직을 정홍식 전 ㈜LG 통신사업 총괄사장에게 물려주고고문으로 물러났다. 그룹측은 정 사장의 데이콤 대표이사 임명은 향후 통신분야의 유무선 통합환경에 대비한 그룹 통신사업전략의 재정비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박 전회장의 나이와 함께 통신사업실패에 대한 책임이 교체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6년간 LG홈쇼핑을 이끌며 회사를 업계 1위로 이끌어온 최영재(61)사장도 강말길(60) 전 LG유통 부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물러났다. 최 전 사장은 장기간 대표직을 맡아왔고 홈쇼핑시장이 성숙기에 이르러 유통전문가이자 관리형 경영자가 필요한 시점인만큼 퇴임할 때가 됐다는 평가지만 대선 자금수사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교체돼 각종 억측을 낳고 있다. LG칼텍스정유도 자회사인 LG에너지와 LG파워 대표를 겸직해온 조방래(60) 사장이 물러나고 LG에너지는 허진수 전 LG칼텍스정유 부사장이, LG파워는 정천수 부사장이 각각 분리해서 사장을 맡게됐다. 또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노용악(63) 부회장이 상임고문으로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LG화학[051910] 산업재사업본부장인 배윤기(58) 사장도 해외파인 박규석 부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퇴임했다. 이밖에 LG MRO는 이견(58) 사장이 물러나고 52세의 김태오 전 LG경영개발원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임명됐으며, 경영개발원 조명재(58) 사장도 현직에서 물러났다. LG그룹은 연내에 실시될 LG실트론과 파워콤 인사에서도 실트론의 경우 정두호사장이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파워콤은 박운서 회장 후임에 박종응 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것으로 그 어느 해보다도 세대교체의 성격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며 "그룹 외부의 상황과는 무관하다"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