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가 장기침체하고 실업자가 450만명에 달한 가운데 올해 독일 직장인이 몸이 아프다며 유급휴가를 낸 날 수가 30여년만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고 30일 일간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보건사회부의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독일 직장인들의 평균 병가 일수는 8.97일로 근무일 대비 3.61%다. 이는 독일 통일 이후 최저치였던 작년에 비해서도 10% 포인트 줄어든 것이자 지난 1970년 유급 병가제도가 전면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지난 1970년대엔 근무일 대비 병가 일수 비중이 5%를 웃돌았으며, 1980년대엔 4.4-5.7% 사이를 오르내렸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병가일수가 계속 줄어들면서 4% 이하로 떨어진 이유로 우선 실업자가 급증하고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속에서 직장인들이 실직을 우려해 병가 신청을 자제했다는 점을 꼽았다. 아울러 육체노동자가 많은 제조업과 건설업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여성 노동자와 파트타임 노동이 줄어드는 등 고용 구조가 변화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밖에 결근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비임금성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질병 예방 및 건강증진 활동을 강화하고 결근 일수가 적은 종업원에게 금전 보상을 해주는 제도를 속속 도입하는 것도 배경으로 꼽혔다. 직장의료보험조합(AOK)에 따르면 직종별 결근일 비중은 건설 분야가 5.7%로 가장 높고 금융.보험 부문이 가장 낮다. 또 동독지역이 서독지역에 비해 높다. 한편 실업자의 경우 직장인에 비해 건강상태가 훨씬 나빠 장기 경기침체와 실업자 급증이 전체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