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제작 업체가 '불경기 특수'를 누리고 있다. 불경기로 연말 선물 시장이 위축된 것과 달리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용 종이 카드는 예년보다 잘 팔려 업체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체감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비싼 선물 대신 카드를 통해 인사치레를 하거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는 격려성 메시지를 많이 보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종합문구업체인 모닝글로리는 이달들어 카드 판매가 늘어나면서 올 겨울철 시즌 카드 매출이 10억여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반짝 호황을 누렸던 2001년 겨울의 판매액이 10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엔 9억원어치 판매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경영혁신팀의 이헌명 부장은 "11월까지는 전년 매출을 약간 밑돌았으나 이달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거나 다양한 멜로디가 나오는 첨단 제품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전문업체 바른손카드도 이달들어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0% 정도 늘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백억원. 이 중 3분의1 이상이 12월부터 다음해 1월 사이에 발생한다. 올해에도 2천원대 단가의 수공예 카드를 중심으로 2백여 종류의 시즌카드가 대형 서점과 할인매장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바른손카드 관계자는 "종이 카드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인터넷카드로 인한 타격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어와 협력업체 및 직원들에게 카드를 보내기 위해 대량 주문하는 법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