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오를까.' 내년도 국내 철강시장의 최대 이슈는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부자재 가격 및 운송료의 급등으로 촉발된 가격 상승곡선은 거의 모든 철강재 제품에 걸쳐 빠른 속도로 반영되고 있다. 내년에도 이러한 가격상승세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에 철강업체는 물론 자동차 가전 등 수요산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중국의 철강재 소비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제 철강재 가격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가격대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대체적으로 슬래브의 경우 t당 3백달러,열연 4백달러,냉연 5백달러,도금재 6백달러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고철과 철광석 등 원부자재 역시 타이트한 수급을 보이며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 메이커들이 원자재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하려는 경향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철강재 운송에 주로 사용되는 벌크선이 선령이 노후된데다 신조선 역시 초대형 유조선이나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돼 있어 선임 강세 역시 2007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철강수요 역시 내년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내년도 국내 철강소비량이 올해(4천6백50만t 예상)보다 3.3%가량 증가한 4천8백만t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목 주택 등 건설분야의 내수는 다소 줄어들겠지만 미국과 EU(유럽연합)의 경기회복 움직임과 맞물려 자동차 가전제품의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조선산업의 수요도 올해 수준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철강재 소비량이 크게 늘면서 수출물량도 올해보다 2%가량 증가한 1천3백60만t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중국 위안화의 가치 절상 가능성,각국 정부의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규제 지속 등 철강경기 외적 요인들에 의한 불확실성도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세계 대형 철강사간의 통합화 및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지속 전개될 것으로 보여 철강회사들간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이밖에 사스와 같은 전염병이나 중동지역의 테러,북핵문제 등 예상가능한 돌발변수까지 감안할 경우 내년도 철강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경영환경에 놓이게 된다. 또 조선업체처럼 급격한 철강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업체의 반발도 이미 나타나고 있어 가격인상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철강업계는 철강경기 호전에 대응해 수익성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