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되면 팔 만한 고기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조류독감 돼지콜레라에 이어 미국발 광우병 소식이 전해지자 닭 오리 돼지 수입쇠고기 등 육류 판매업체들은 "이럴 수 있느냐"며 허탈해하고 있다. 특히 조류독감으로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닭고기 전문 외식업소들은 "장사 완전히 망쳤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할인점들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수입 쇠고기 시장 초비상 이마트 홈플러스 까르푸 등은 24일 전 점포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일시에 중단했다. 홈플러스는 이날 오후 3시께 수입육 코너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거했다. 까르푸도 미국산 판매대를 폐쇄했으며 수입육을 호주산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유통업계는 설선물 판매 계획도 일제히 수정하기로 했다. 이마트의 경우 정육세트 물량을 5만개에서 4만개로 줄이기로 했다. 수입육 비중을 높이려던 계획도 바꿨다. 롯데백화점은 수입육이 대부분 미국산이어서 서둘러 호주산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쇠고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한우가격이 오를까 걱정하고 있다. 한우고기 강세 전망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으로 한우고기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광우병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도 한우고기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24일 현재 한우 산지가격은 5백 수소 기준으로 4백1만원.예년 이맘때 평균가격(3백43만원)보다 17% 높다. 농협하나로클럽 축산 담당 바이어 김상근 주임은 "미국 광우병 영향으로 수입 쇠고기 소비가 일부 한우로 옮겨갈 것으로 본다"며 "소비가 몰리는 연말과 설이 겹쳐 있어 당분간 한우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 매출 격감 외식업체들은 조류독감과 광우병으로 연말특수를 놓쳤고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특히 KFC 파파이스 등 치킨 전문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BBQ 교촌치킨 등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업소들의 타격도 심하다.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리아 등 햄버거 중심의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광우병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햄버거 패티(빵 사이에 넣는 고기)로 쇠고기를 쓰고 있어 소비가 줄 수 있다는 것.패밀리레스토랑들도 닭고기에 이어 쇠고기 메뉴까지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닭고기 업계는 조류독감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강조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윤홍근 제너시스 회장은 "프라이드치킨의 경우 1백60도 고온에서 10분 이상 튀기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생존할 가능성이 전무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역설했다. 닭고기 가격 폭락 조류독감으로 닭고기 소비가 급감했다. 도매시장에서 닭고기 판매량은 60~70%나 줄었다. 가격도 폭락했다. 이달 초까지 kg당 1천원을 웃돌았던 산지 닭값이 5백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평균생산비(kg당 1천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대한양계협회 이보균 팀장은 "값이 생산비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폐농이나 다름없다"며 "소비자들이 조류독감에 지나치게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혜수.손성태.류시훈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