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의 안전지대로 여겨져 온 미국에서 광우병추정 소가 발견돼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국 일본등 아시아각국이 24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사실상의 수입금지조치를 취하고,맥도날드등 쇠고기 관련업체의 주가가 급락하는등 세계경제는 벌써 "광우병 쇼크"의 가시권에 들어간 분위기다.


그러나 전세계가 광우병과 싸운 경험이 있는데다 미국의 조직적 방역체제등을 감안할때 세계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진단이다.


◆전염 가능성 배제하기 어려워


미국에서 사상 처음으로 광우병 의심 소가 발견됐다는 점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 92~93년 영국 등 유럽을 휩쓸었던 광우병쇼크로 수백만마리의 소가 폐기처분되고 1백여명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으나,미국은 광우병 무풍지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미 농무부는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자청,"워싱턴주 맵턴의 한 농장에서 광우병 의심 젖소 한마리를 발견해 즉시 그 목장을 격리조치하고 문제의 쇠고기 수거에 나서는 등 광우병 확산 방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농무부는 최근 도살된 이 소의 고기가 아직은 음식점 등 최종 소비처에 도달하지 않고 쇠고기 가공센터나 지방정제공장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농무부는 22일 밤 광우병 추정 소의 샘플을 군용기로 영국 동물연구소에 급송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가 광우병에 걸려 증상을 나타내기까지 최소 6~8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문제의 이 소가 이미 다른 소에 광우병을 전염시켰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단기적 충격 불가피


미 농무부의 발표 직후 뉴욕증시에서 맥도날드와 타이스푸드의 주가가 각각 2.7%및 1.5% 떨어졌다.


또 옥수수와 콩 등 가축사료로 쓰이는 곡물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광우병 충격은 시장에서 즉각 감지됐다.


이어 열린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약세로 마감된 것도 이의 영향이다.


미국이 주요 쇠고기 수출국인데다,광우병사태로 경제성장의 탄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의 반영이었다.


전문가들은 일단 육류업계와 패스트푸드점 식당이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원의 앤소니 챈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스테이크나 햄버거 먹기를 꺼릴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미국 등 세계 경제가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 축산농가는 각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로 연간 30억달러 규모의 수출길이 막힐 위기에 처해 있다.


곡물 생산농가들도 '광우병 의심소의 대대적인 도살-사료곡물 소비감소-곡물가격 급락-소득 급감'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미 경제 회복세나 증시 상승세를 가로막을 정도의 광범위한 쇼크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웰스파고은행의 부행장겸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손성원 박사는 "미국의 방역체계가 잘돼 있기때문에 광우병이 과거 유럽과는 달리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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