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이 2002년 10월 출시한 '머니마스터통장'은 증서로만 유통되던 양도성 예금증서(CD)를 마치 예금에 가입하는 것처럼 통장으로 거래하도록 만든 국내 최초의 통장식 CD 상품이다. CD는 무조건 증서로만 거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당시 은행원들에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간 상품이다. 머니마스터통장은 CD의 최대 단점이었던 도난ㆍ분실 위험을 완벽하게 해소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증서식 CD는 유가증권이므로 도난ㆍ분실시 원리금을 찾으려면 법원으로부터 제권 판결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나 머니마스터통장은 도난ㆍ분실시에도 일반 예금처럼 은행에 분실신고를 하고 통장을 다시 만들기만 하면 된다. 또한 고객이 원할 경우 통장식을 증서식으로, 증서식을 다시 통장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통장은 특히 고객은 물론 은행에도 유리한 점이 많은 윈윈(win-win) 상품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정기예금과 달리 예금보험료(예금액의 0.2%)를 부담하지 않아도 돼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는 이점이 있다. 제일은행은 보험료 절감분의 일부 또는 전부를 고객들에게 보너스 금리로 보상해 주고 있다. 금리우대폭은 수시로 달라지지만 대체로 정기예금 금리 대비 0.1∼0.2%포인트 수준이다. 적용 금리는 시장 실세금리를 반영, 만기까지 확정금리를 지급한다. 또 예금 만기시에는 원리금을 입출금식통장에 자동으로 입금해 주므로 돈을 찾으러 굳이 은행을 찾아갈 필요도 없다. 가입 기간중 가입금액 범위 내에서 마이너스 대출도 받을 수 있다. 가입 자격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며 최소 가입금액은 2천만원이다. 예치기간은 30일에서 1년까지 일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대외 홍보나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지난 11월 말 현재 가입금액은 1조3천7백99억원에 달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