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상품에도 쪽박이 있다.' 올해 주가상승으로 지수연동형 정기예금이 최고의 재테크상품으로 떠오른 가운데 수익률이 정기예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쪽박상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은행들이 파생상품을 결합,고수익 고위험을 추구하는 퓨전형 상품들을 작년 말부터 집중적으로 판매한 결과 만기 때 원금만을 돌려주거나 이마저 까먹는 상품이 생겨나고 있는 것.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2백62억원어치가 순식간에 팔려나간 한미은행의 지수연동예금 안정형 1호의 경우 최근 연 수익률 2%를 확정지었다. 작년 말 이 상품에 1천만원을 넣은 고객은 고작 16만7천원(세후)의 이자를 받게 됐다. 이 은행 관계자는 "지수연동형 상품으로선 첫 모델인데다 중간시점인 올 6월까지의 지수상승률로 이자를 확정짓는 방식이라 최저 보장이율만을 지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미은행이 지난 7월 판매한 지수연동예금(상승형)의 경우 0.43%의 수익률에 그쳤다. 기준지수가 이미 높았던 시점에 3개월짜리 단기상품을 판매했던 점이 원인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던 국민은행의 'KB초단기 지수연동신탁'도 수익률이 0.88%에 불과해 '쪽박 상품' 대열에 끼였다. 신한은행이 작년 말 처음 판매한 지수연동예금 원터치형 1,2호도 최근 수익률 0%,2%로 각각 청산됐다. 두 상품 모두 가입기간(1년) 중 주가가 한 번이라도 40% 상승(터치)하면 연 11%,7.5%의 이자를 지급하지만,그렇지 못할 경우 원금 또는 2%의 이자만을 주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 기간 주가는 최고 17%까지 상승했을 뿐이다. 올 들어 거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렸던 해외채권펀드도 만기 수익률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운용자산에 대거 포함됐던 미국의 국채 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상승했기 때문이다. 조흥은행의 '피델리티 미 달러채권펀드'1,2호는 지난 8월과 10월 각각 -0.1%,-3%의 수익률로 고객에게 환매됐다. 최근 청산된 우리은행의 해외채권펀드 두 종류 역시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은 연 3%와 3.4%로 각각 종료됐다. 대출상품 중에서는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이 올해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엔화자금 대출이 대표적인 '쪽박 상품'이다. 일본시장 금리가 낮은 점을 이용해 연 3% 안팎의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했던 중소기업들은 평균 10% 이상씩 환차손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