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일하기 좋은 기업'이야말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있어 필수 요소다. 훌륭한 일터의 창시자인 로버트 레버링 박사는 "종업원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고객 거래처 등 외부가치보다는 종업원, 기업문화 등 내부가치를 중시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이같은 내부가치가 훌륭한 일터를 만드는데 밑거름이 되고 종업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훌륭한 일터가 경영실적도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레버링 박사는 거대 기업들의 신뢰경영 지수를 개발한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다. 현재 미국의 , 영국의 가 매년 실시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이 '레버링 신뢰지수'를 통해 이뤄진다. 그는 "일하기 훌륭한 일터의 핵심 요소는 종업원과 경영진의 '신뢰', 직장에 대한 종업원의 '자부심',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라며 "이 세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훌륭한 일터'의 개념은 10년 내에 모든 기업에서 당연히 추구해야 하는 가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내부가치야 말로 훌륭한 일터를 만드는데 밑거름이며, 종업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일터가 경영실적도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84년 처음 '일하기 훌륭한 1백대 기업'으로 뽑힌 회사들의 경우 'S&P 500' 기업들과 비교할 때 직전 10년간(75~84년) 수익성은 2배, 주가는 3배 수준에 달했다. 이처럼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것이 경기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차원이 아니라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 경영전략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제도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고 있다. 올해 '한경, 레버링 훌륭한 일터상'을 받은 삼성SDI에는 기네스 히어로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신기록 인증 제도로 도전과 개척정신을 장려하고 기록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주요 부문을 살펴보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타의 모범이 되는 뷰티블 레코드, 특이하고 놀라운 기록인 서프라이징 레코드, 사업장별로 재미있는 이벤트를 통해 찾아내는 퍼니 레코드의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자격증을 제일 많이 갖고 있는 사람, 가장 오래된 구두를 수선해서 신고 다니는 사람도 해당된다. 삼성SDI측은 "이 제도가 활성화되면서 회사는 다방면의 사내 전문가 풀을 갖췄고 지식경영의 토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의 카페테리아식 복리후생 제도도 잘 알려져 있다. 1년 단위의 복리 포인트로 자신이 원하는 휴가ㆍ문화생활을 탄력적으로 누리는 이 제도는 1인당 연간 경비가 4백60여 만원에 달하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회사측 평가다. 전문가들은 국내 중소기업들도 이처럼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드는데 있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눈앞의 이익만 쫓는 것이 아니라 멀리 보는 투자로 직원들의 복지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야말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발행하는 12월호에 실린 '직원 만족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의 공통점 8가지'는 경영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직원 만족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창업한 지 20~30년이 넘는 기업으로 역사가 오래 됐다는 점이다. 둘째는 대기업 못지않은 임금으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은 임금이 동종업계에 비해 높았으며, 일부는 대기업 수준을 뛰어 넘었다. 셋째, 월급이 적으면 일한 만큼 가져가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넷째, 차별과 장벽이 낮다. 특히 여자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사내 어린이집 등을 운영하는 곳도 있으며, 생산직원도 관리직 간부가 될 수 있도록 인사장벽을 없앤 경우도 많았다. 다섯째, 대기업도 넘보지 못하는 색깔있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 단순한 사내 동호회 지원뿐만 아니라 영화, 콘서트, 뮤지컬 등을 전체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보러간다. 이밖에 '가족처럼 챙겨준다', '사람이 클 수 있다', '사장이 신뢰가 가고 선진 마인드가 있다' 등도 직원 만족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의 공통점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