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내년도 경영전략의 키워드로 '초일류'와 '상생(相生)'을 제시했다.


초일류의 달성은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이라는 2004년 경영방침으로 공식화됐고 상생의 전략은 16일 사장단회의에서 발표된 '나눔 경영'으로 윤곽이 드러났다.


이순동 삼성 홍보팀장(부사장)은 "현 상황은 과거 IMF사태에 버금가는 위기상황이지만 장차 2만달러 경제시대 진입을 위해 삼성이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이라는 삼성의 경영방침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일류'라는 단어.


일류라는 표현이 삼성의 광고에 포함된 적은 있지만 경영방침에 사용되기는 처음이다.


지난해 삼성의 경영방침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였고 2000년부터 2001년까지는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 창출',1999년에는 '경쟁력 30% 향상'이 그 해의 슬로건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한 달여동안 단어 선택을 놓고 고심하다 이 회장의 지침을 받아 경영방침을 만들었다"며 "모든 면에서 명실상부한 일류기업으로 거듭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보다 정밀한 자기 진단을 통해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해야 '일류'에서 '초일류'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보다 구체적으로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넘버 1(No. 1)'을 하든지 아니면 남들이 하지 않는 것으로 1등을 하는 '온리 1(Only 1)'전략을 구사하든지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이 회장은 요즘 유난히 나라 경제를 걱정하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이날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선에서 8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사장단에게 2만달러시대 달성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삼성이 나라를 위한 천재 키우기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한창 일해야 할 청년들에게 보다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경영자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며 신입사원 채용에 각별한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삼성은 내년에 6천7백명 이상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삼성은 이와 관련,내년에 △차세대 통신사업 △차세대 메모리 △특수선박 설계 등 주요사업의 차세대기술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전체 채용인력의 80%를 이공계에서 뽑기로 했다.


이 회장은 또 "나라 전체의 GDP(국내총생산)를 높이려면 중소기업이 커야 한다.이를 위해 협력업체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사장단은 이에 따라 이른 시일 내에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 방안'을 모색키로 결의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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