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동북아 금융 허브(중심지)로서의 여건이 싱가포르 홍콩 도쿄는 물론 상하이에도 뒤져 역내 경쟁도시 여섯곳 가운데 꼴찌에서 두번째인 것으로 평가됐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 컨설팅회사인 매킨지는 최근 동북아 6개 도시의 금융 허브 경쟁력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에서 서울을 상하이에 이어 5위로 평가했다. 6위는 대만 타이베이로 지적됐다. 이 보고서는 서울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규모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법률과 규제 체계, 영어구사 능력, 금융 인프라 등이 취약해 금융 허브로서의 전반적인 여건이 홍콩 싱가포르 도쿄는 물론 경쟁도시인 상하이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지적했다. 반면 홍콩과 싱가포르는 개방된 시장과 영어 사용, 세제 혜택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공동 1위에 올랐다. 또 도쿄는 규모가 큰 금융시장과 오래된 역사를 가졌고 상하이는 중국 시장의 잠재력과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돼 공동 2위 그룹에 들었다. 타이베이는 낮은 원가가 장점이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잦은 자연재해, 낮은 영어 구사능력 때문에 서울보다 낮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한국이 동북아 금융 허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업을 선도 금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저금리와 노령화, 연기금 규모 및 외화보유액 증가 등으로 자산운용업이 성숙될 수 있는 주변 여건이 충분한 데다 주식 채권 등 금융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외국회사 유치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의 민간 은행과 보험 채권 분야의 가능성은 중간 정도로 평가됐다. 투자은행은 국내 증권업계가 이 분야에서 초기 단계여서 국내 금융시장이 커지기 전에는 외국의 대형 투자은행 유치가 곤란하다는 점 때문에 낮은 평가를 받았다. 또 주식시장은 단기간 내 해외 유수기업의 국내 증권거래소 유치가 사실상 힘든 데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거래체제의 효율성이 미흡하고 외환시장도 원ㆍ달러 위주의 편중된 거래로 질적인 수준이 낮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게 평가됐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