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연탄 수급 불안정에 따른 가격 폭등으로 전력 철강 시멘트 등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연간 8천5백만t의 유연탄을 수출하던 중국 정부는 주요 석탄업체에 수출을 자제하고 내수 시장에 우선적으로 유연탄을 공급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연간 3천만t의 중국산 유연탄을 수입해 사용하던 국내 기업이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더욱이 석탄을 운송하는 벌크선 운임마저 올들어 4∼5배 인상되면서 수요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산 유연탄 물량 축소 중국 정부가 최근 각 석탄생산업체에 수출을 자제할 것을 주문한 것은 중국 내 유연탄 수요가 경제성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중국은 유연탄 수출을 대폭 축소했으며 수출을 하더라도 가격을 높여받기 시작했다. 당장 한국전력 등 국내 대형 수요처는 다음주부터 중국측과 가격협상을 벌여야 하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산 유연탄의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서 호주산과 인도네시아산 유연탄 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는 것. 국제 유연탄 가격의 기준이 되는 호주산 가격은 연초 t당 23달러대에서 30달러대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현물시장의 가격은 최근 며칠새 30%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벌크선 운임 인상도 타격 유연탄 수입에 또 다른 타격은 이를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는 것. 현재 벌크선 운임은 지난 3월보다 4∼5배 인상됐다. 발전용 석탄을 나르는 벌크선의 경우 연초 t당 2달러에서 최근 10달러대로 껑충 뛰어 수요 기업에 이중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처럼 벌크선 운임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은 중국의 급성장으로 중국으로 향하는 원자재 운반 수요가 크게 늘어 벌크선 공급이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 악화 불가피 한국전력 계열 5개 발전사의 발전연료 가운데 유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올해 수입물량은 4천만t 가운데 중국산 인도네시아산 호주산이 각각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5사는 최근 현물가격의 급등과 함께 1년 이상 중장기 물량의 수입계약 가격도 빠르게 인상되면서 회사 경영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전기료를 인상할 수도 없고 발전소 가동을 중단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일단 석탄물량 확보에 진력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등 기타지역으로 석탄 공급원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수입물량(추정) 2천2백만t 가운데 22.7%인 5백만t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초 이미 도입가격을 결정해 거래계약을 맺은 덕분에 현재 큰 영향은 없으나 내년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도 비상이다. 연간 5백만t의 유연탄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쓰고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업계는 대부분의 유연탄을 중국에 의존해 왔으나 중국이 공급을 줄일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할 형편이다. 정태웅·김홍열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