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실질 국민소득이 2분기째 소폭의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1∼9월의 누적으로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싸늘한 체감경기의 배경이 되고 있다. 국내 총투자율은 18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해 극심한 설비투자 부진을 반영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4분기 국민소득(GNI) 잠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3.4분기 중 명목 국민총소득은 153조7천856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4.5%가 증가해 2.4분기의 증가율 3.6%보다 높았다.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소득도 109조7천586억원(1995년 불변가격 기준)으로 작년동기 대비 0.9%가 증가해 2분기째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3.4분기의 실질 GNI 증가율은 이 기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인2.3%에 크게 못미쳐 6분기째 실질 GDP 성장률에 미달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또 1∼9월 중 누적 실질 국민소득은 321조3천783억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0.2%가감소했다. 1∼9월 누적 기준으로 실질 국민소득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1998년 1∼9월의 -9.8% 이후 처음이다. 실질 GNI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의미이며 실질 GNI 증가율이 실질 GDP 성장률을 하회한 것은 교역 조건이 나빠 국민의 실질 구매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3.4분기 교역 조건은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다소 개선됐으나 기준연도인 95년에비해서는 아직도 악화된 상태이며, 실질 무역 손실은 수출입 물동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24조4천6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소비 부진의 영향으로 3.4분기의 총저축률은 작년동기 대비 0.8% 포인트가 상승한 28%로 2분기째 소폭의 상승세를 지속했다. 국내 총투자율은 23.9%로 작년 동기의 24.6%에 비해 0.7% 포인트가 하락하며 작년 1.4분기의 23.5% 이후 6분기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은은 건설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설비투자 감소 폭이 확대된 데다재고도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외 투자율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힘입어 작년 동기의 0.8%에서 3.2%로 크게상승했다. 국민 경제 전체의 종합물가지수를 의미하는 GDP디플레이터는 국내 물가 및 임금상승 등으로 작년동기 대비 2.3%가 올라 작년 4.4분기의 3.1% 이후 가장 높았다. 이 가운데 국민의 체감물가인 내수 디플레이터는 4.9%가 올라 전분기(4.3%)에비해 높았으며 1∼9월 중의 상승률은 5.3%로 이 기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3.6%)을크게 앞질렀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