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의 주력품목인 2백56메가 DDR(더블데이터레이트) D램 가격이 6개월 만에 4달러선을 하향 돌파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말 이후 강한 보합세를 유지해왔던 D램 고정거래 가격도 완연한 내림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하락 추세가 계절적 비수기와 맞물려 내년 3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 메모리 반도체 중개업체인 대만의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8월 4.86달러에 평균 가격이 형성됐던 2백56메가 DDR 3백30㎒의 경우 이달 들어 3.96달러까지 떨어졌다. 이 제품 가격 4달러선이 붕괴하기는 지난 6월(3.76달러) 이후 처음으로 1년 전인 지난해 12월(7.07달러)에 비해서는 44.0%나 하락한 것이다. 또 반도체 현물 가격은 지난해 8월 오름세가 꺾인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DDR와 달리 그동안 강보합세를 나타냈던 SD램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2백56메가 32M×8 133㎒ 제품의 경우 지난달 24일 5.70달러, 28일 5.67달러에 이어 5일엔 5.63달러로 내려앉았다. LG투자증권의 구희진 연구위원은 "연말과 연초는 PC의 계절적 수요 저하로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띨 수밖에 없다"며 "가격 하락세는 내년 1분기 말에야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고정거래가격도 이달 들어 10% 안팎의 급락세를 타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양대 D램 메이커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D램 대신 플래시 메모리 생산 비중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삼성전자에 비해 D램 의존도가 절대적인 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놓일 전망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