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21세기 중반 한.중.일 3국의 동북아 중심 시대 도래를 예언했다. 이와 함께 동북아경제공동체, 자유무역협정 체결, 비교 우위에 바탕을 둔 한.중.일 3국간 상호보완적 경제 구조 구축을 제안했다. 한은 베이징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박 총재는 5일 중국 베이징대학 중국경제연구센터에서 '21세기 동북아 중심시대를 열자'라는 제목으로 행한 특별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은이 전했다. 박 총재는 "한국과 중국, 일본은 그동안 풍부한 저임 노동력과 '후발자 이익'(latecomer's advantage)을 극대화함으로써 역동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고 평가하고 "동북아 경제가 앞으로도 이같은 발전을 지속한다면 늦어도 금세기 중반까지 세계 경제의 동북아 중심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총재는 또 "역내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해 궁극적으로 유럽공동체(EU)나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와 같은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동북아 3국, 나아가 아세안 국가들도 포괄하는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동북아 3국이 상호 보완적인 경제 구조를 발전적으로 활용해 나감으로써 윈-윈 전략에 의한 공동 번영의 토대를 이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과 방대한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산업 측면에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유리하며 한국과 일본은 그동안 축적된 자본과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개편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 총재는 이와 함께 "일본의 장기 불황과 한국의 외환 위기와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금융 부실과 한계 기업을 조속히 정리하는 등 경제 전반에걸쳐 구조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