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4일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에 따라 지난 20개월동안 외국산 철강 수입제품에 부과한 최대 30%의 철강관세를 철회했다. 유럽연합(EU) 등 철강 수출국들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철회 발표 직후 미국산 상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 위협을 취소한다고 밝혀 지구촌이 일단은 무역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났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수입제한을 목적으로 외국산 철강제품에 부과해온 수입관세를 철회키로 하는 선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당초 3년 시한으로 도입된 철강 수입관세는 2005년까지 계속 부과될예정이었다. 그러나 아시아와 유럽, 남미 등 각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무역전쟁의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미국이 수입 관세 철회를 결정하게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무역기구(WTO)도 미국의 세이프가드를 협정위반이라고 판정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이 발표한 부시 대통령의 성명은 "세이프가드 조치들은 이제 그목적을 달성했으며 변화된 경제 상황의 결과 그들(관세)을 해제할 시간이 됐다"고말했다. 이 성명은 "미국 철강산업은 우리가 (철강산업)에 구조조정과 (체질) 강화를 위해 제공한 21개월간의 숨돌릴 수 있는 여유를 현명하게 이용했다"면서 "그 산업은생산성을 증가시키고 생산비용을 낮추는 한편 외국 철강생산업체들에 대해 더 큰 경쟁력을 갖게됐다"고 주장했다. 미 행정부는 그러나 외국 철강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지 또는 미국시장에 싼값에 덤핑판매를 하는 지 여부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죌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매클렐런 대변인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세이프가드 조치가 철강산업이 원기를 회복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산업이 1990년대말의 재정위기 이후 어려운 상황을 겪었으며 이번 (철강) 관세 전략의 핵심은 철강산업에 "숨돌릴 틈"을 주자는 것이었지 "영구적인 보호"를 해주자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EU의 무역담당 집행위원인 파스칼 라미는 브뤼셀에서 미국에 대한 무역 제재위협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철회가 유럽과 유럽의 철강산업, 근로자들을 위해 "분명히 좋은 소식"이라면서 미국 철강산업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얻은 한가지 교훈은 유럽이 미국의 철강관세에 반대한 것처럼 단합하면 "세계 문제들에서 그 비중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