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고객들의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급격히 줄고 있다. 신용불량자가 3백60만명에 달할 만큼 늘어난데다 신용카드사와 백화점의 공동 마케팅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반면 백화점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고객 비중은 3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1∼10월 고객들의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신용카드 비중은 23.2%로 작년 같은 기간 30.8%보다 7.6%포인트 떨어졌다. 이와는 달리 백화점카드 비중은 51.3%에서 56.2%로,현금 비중은 17.9%에서 20.6%로 높아졌다. 현대백화점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1∼10월 서울 6개점의 신용카드 결제 비중은 19.2%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7%포인트 떨어졌다. 2000년 16.4%에서 2001년 19.6%,2002년 21.4%로 치솟던 신용카드 비중이 꺾인 것. 백화점 고객들의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낮아진 것은 신용불량자가 급증함에 따라 카드사들이 고객 신용한도를 축소한데다 카드사들의 백화점내 프로모션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서울 6개점의 경우 지난해 네차례였던 카드사 판촉행사가 올해는 단 한 건도 없다. 신용불량자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일부 중산층 고객들이 결제 수단을 백화점 카드나 현금으로 교체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오진현 팀장은 "대체로 중산층 이상인 백화점 고객들은 쓰던 카드를 계속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1년새 결제 비중이 2∼5%포인트 급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연말까지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더 떨어지고 백화점 카드나 현금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에서 자사 카드와 현금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연말까지 2∼3%포인트씩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