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사태가 채권단의 지원결정으로 일단락 됐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경기침체 장기화, 신용불량자 속출 등으로 경영여건이 쉽게 호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1.4분기 이후 유동성 위기가 또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시장의 반응이다. 특히 제2금융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교보생명은 27일 3천25억원의 매출채권에 대한 상환을 요구했다. LG카드는 이날 저녁늦게 빚을 갚아 1차 부도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다른 제2금융권 기관들이 연쇄적으로 채권상환을 요구할 수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LG카드 유동성위기 해소됐나 LG카드의 전체 차입금 21조4천억원 가운데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는1조3천억원이다. 내년 1.4분기에는 1조6천억원 규모의 부채가 만기도래한다. LG카드는 채권단이 지원하는 2조원과 내년 3월말까지 끝내기로 한 1조원 규모의자본확충 등을 통해 총 3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따라서 일단 내년 3월말까지는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LG카드의 주장이다. 그러나 시장은 LG카드의 경영정상화에 대해 계속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는 내년 1.4분기 이후 LG카드의 경영상태가 호전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카드사 경영악화의 주범인 연체율 상승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카드사의 주요 자금조달원인 카드채 시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여서 LG카드의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카드업계는 보고 있다. 더욱이 LG카드 채권의 60% 가량을 보유한 제2금융권이 은행들처럼 일사불란하게만기연장 약속을 지킬지도 불투명하다. 2금융권은 LG카드 부채 만기연장에 대해 느슨한 형태의 합의를 이룬 상태여서 교보생명과 같은 사태가 또다시 재발할 가능성도있다. 은행들은 2조원의 지원자금이 제2금융권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면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결국 2금융권의 만기연장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가까스로 봉합된 LG카드 사태가 재발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금융계 전문가들은 LG카드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으면 전체 금융권이공멸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2금융권도 협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카드 인수설 `솔솔' LG카드는 유동성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내년 3월말까지 수신기능이있는 국내외의 전략적 투자가로부터 추가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카드업계는 그러나 LG카드의 부실자산이 9조원이 넘는 상태여서 독자적인 회생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자산 23조5천억원중 38% 가량이 부실한 상황에서 LG카드가 이를 극복하고독자 생존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카드업계는 LG카드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본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결국 매각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LG카드 이종석 사장도 추가 자본유치를 위해서라면 경영권 등 모든 것을 걸수도 있다고 밝혀 매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는 국내 금융시장에 관심이 많은 씨티은행과 HSBC, 스탠더드차타드, GE캐피탈 등을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하고 있다. 또 국내 금융시장을 외국 자본에 더이상 넘겨서는 안된다는 여론도 많아 국내은행이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