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카드대란'으로 이어질 뻔했던 LG카드의 유동성 위기 사태가 우여곡절 끝에 해결됐다. 우리.국민.산업.농협.기업.하나.신한.조흥 등 8개 채권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23일 LG그룹이 지난 21일 제시한 기존 확약서 내용을 근거로 신규자금 2조원 지원에 동의했다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23일 밝혔다. 우리은행 이종휘 부행장은 "채권단은 LG카드 대주주인 LG그룹의 1조원 유상증자등 자구노력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회사의 조기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유동성을 적극 지원키로 결정했다"며 "이번 자금 지원으로 카드사들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되고 금융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신규자금 2조원을 협조융자 형태로 금리 연 7.5% 조건에 지원하며 모든 채권의 만기를 1년간 연장해주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를 위해 증권.보험.투신 등 제2금융권과 연기금 등도 만기연장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로써 유동성이 바닥 난 LG카드는 채권단의 신규자금 2조원 지원과 만기연장에힘입어 부도직전 위기에서 탈출, 정상화의 길을 모색하게 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그러나 LG카드가 경영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계열주가 보유한 LG카드지분을 소각하고 채권단이 지원한 2조원의 대출을 출자전환, 채권단이 제1대 주주가돼 조속히 LG카드의 정상화를 꾀하고 국내외 유수의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LG카드가 제출한 확약서는 구 회장의 지주회사 ㈜LG 지분 5.46%(21일 종가 기준1천327억원)와 10조4천억원 규모의 LG카드 매출채권, LG그룹 대주주가 보유한 LG카드 지분 16%와 LG증권 지분 4%(시가 2천200억원 상당)를 담보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채권단은 금융감독원의 적극적인 중재로 이날 저녁 8개 은행 담당임원들을 긴급소집한 가운데 각 은행으로부터 서면으로 동의를 받았다. 채권단은 그러나 신규자금 지원 조건으로 LG그룹에 요구해온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개인 연대보증 방안은 철회, LG측에 대폭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룹 오너일가인 특수관계인 94명 지분 담보 제공 ▲증자대금 7천억원 연내 예치도 신규자금 지원 조건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개인입보 문제를 놓고 LG그룹과 대립해온 채권단이 이처럼 지원 쪽으로 급선회한데는 LG카드 유동성 위기를 더이상 방치할 경우 금융시장에일대 혼란이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와 금융감독당국의 중재가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이처럼 LG카드 지원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LG카드는 24일부터 현금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완전히 협상이 타결될 지, 안될 지불투명한 부분이 남아있다"며 "실무적으로 처리할 문제가 많아 공식발표는 내일(24일)중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카드는 은행 예치 잔고 부족으로 지난 21일 3시간 반 동안 현금 서비스가 중단된 데 이어 22일 오전부터 우리은행.농협.전북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도 현금 서비스가 이뤄지지않자 오후 3시30분부터 현금서비스를 전면 중단했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