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032710]의 현금서비스 중단 사태가 3일째이어지면서 LG카드발 `카드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LG카드는 지난 21일 전산장애를 이유로 현금서비스를일시 중단한데 이어 22일 오후부터는 결제 계좌를 개설해 놓은 17개 은행의 잔고가바닥나 현금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LG카드의 경우 주중에는 일평균 1천억원, 주말에는 일평균 400억원 정도의 현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루 동안 적게는 1천억원, 많게는 1조5천억원대까지 자금을 돌리는 LG카드가 400억원의 현금서비스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은 LG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그만큼심각하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다행히 주말에는 현금 수요가 별로 없어 LG카드의 현금서비스 중단이 시장에 큰혼란을 주고 있지는 않지만 평일인 24일부터는 상황이 매우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채권단과 LG그룹이 24일로 예정된 LG카드 지원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LG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다른 카드사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LG카드의 현금서비스 중단 사태가 결제일이 몰려있는 25일 이후까지 지속되면 LG카드를 보유한 복수카드 소지자들이 다른 카드사로 대거 몰려 다른 카드사들도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이미 자체 조사를 통해 LG카드를 함께 보유한자사 회원들의 현금서비스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져 `돌려막기'로 카드 대금을결제해오던 고객들이 연체자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LG카드 가맹점들의 경우 아직까지 큰 동요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지원협상이 제대로 타결되지 않으면 LG카드의 이용을 거부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LG카드는 10월말 현재 회원수가 1천400만명에 달하기 때문에 가맹점들이 LG카드사용을 회피하면 엄청난 수의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된다. 더욱이 LG카드는 은행권과 투신권 등에 대한 총 부채가 12조원에 달해 LG카드가최종 부도처리되면 그 여파는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카드는 이미 지난 21일 오후 교보생명이 3천15억원의 매출채권을 신한은행 창구에 지급제시하면서 1차 부도 위기에 직면한 바 있어 부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려 있다. LG카드는 교보생명이 지급제시일을 25일로 연기하면서 1차 부도 위기를 모면했지만 다음주에 만기가 돌아오는 2천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까지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부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개인보증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채권단과 LG그룹이 막판 절충을 통해 LG카드발 대란을 막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