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석 KCC 사장이 정상영 KCC명예회장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나섰다. 고사장은 22일 정인영 한라그룹 전 명예회장의 부인인 김월계(金月桂)씨의 장례식이 끝난 뒤 장지인 경기도 양평군 선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속포기 요청을 비롯한 현 사태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심중'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이날 "정명예회장은 몽헌회장 사후 `현회장이 지금 경황이 없을 테니 유가족에게 부담이 안 되도록 상속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는 1조원에 가까운 몽헌 회장의 채무보증 등을 감안, 상속시 유불리 여부를 잘 검토하라는 집안 어른의 조원 차원이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그쪽(현대그룹) 사람들도 검토작업에 함께 참여했었으며 (사태가 악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그쪽 사람들과 우리는 서로 활발한 교류관계를 유지했었다"고 전했다. 그는 "몽헌회장 사후 외국인 지분 매수주체가 GMO펀드임이 밝혀지긴 했으나 당시로서는 누가 또 사들일지 모르는 상황이지 않았느냐"며 "정명예회장은 경영권 방어가 안정권내에 접어들려면 방어율이 50%는 넘어야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문희 여사가 어머니로서 현회장을 더 사랑하겠지만 현회장이 출가후 현대가의 일원이 된 만큼 본인이 현회장을 직접 챙겨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정명예회장의 생각"이라며 "정명예회장은 현회장이 경영권 다툼의 대상으로 비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김문희 여사가 정면에 나서 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명예회장은 몽헌회장 사후에서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이 김문희 여사소유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막연히 몽헌회장의 지분으로 이해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명예회장은 최근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현대그룹측의 대응에 대해 `현회장의 생각이 아닐거다'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그동안 집안어른으로서 말을 아끼고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던 것이며 정명예회장은 앞으로도 현회장을 계속 아끼고 배려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명예회장과 현회장이 최근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전만 하더라도 서로 전화도 하고 만나기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명예회장이 몽헌회장 가신그룹들이 과연 얼마나 정상적인 조언을 할 수 있겠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집안어른으로서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범현대가'의 의중과 관련, "그분들의 심정을 제3자인 내가 정확히 알 수도 없거니와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가족간에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도 나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밝혀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대북사업 `말바꾸기' 논란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비용이 투입, 비용투자는 마무리됐기 때문에 앞으로 왜 이익이 안 나겠느냐"며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해야 하지만 대북사업이 이익이 안난다는 단정도 할 수 없거니와 대북사업은 꼭 이익개념과 결부시킬 사안도 아닌 만큼 앞으로 입장을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명예회장이 현대상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과 관련해서는 "정명예회장의 아들들을 둘러싼 상선 등 현대그룹 승계 소문은 낭설"이라며 "JP모건이 현대상선에 대한 컨설팅 작업에 들어간 것도 JP모건측이 KCC의 컨설팅 파트너로서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한 차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