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입 경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명예회장이 주식매입을 요청했다고 언급한 현대경영진이 입을 열었다. 강명구 현대택배 회장은 21일 "정몽헌 회장 사망 직후 외국인 매수세로 급등하면서 정명예회장측에 지분매입에 대한 지원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적대적 M&A'로 귀결될 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밝혔다. 강회장은 고 정몽헌 회장의 최측근 가신그룹으로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직을 겸직했으나 지난달 21일 현정은 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엘리베이터 회장직은 사임했다. 그는 "당시 경영권에 위협을 느껴 정명예회장을 포함, 범현대가 전체에게 지원요청을 했다"며 "경영권을 방어해 달라고 했지 경영권을 가져가 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처음에는 단순한 경영권 방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감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몽헌회장 사람"이라며 "당시 정명예회장측의 요청대로 자사주를 처분한 것도 경영권을 방어해 줄 것으로 믿고 취한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회장의 회장직 취임과 관련해 정명예회장측과의 상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강회장이 정명예회장측에 지분 매입을 요청하면서 대주주인 김문희 여사나 현정은 회장 등과 상의를 거쳤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정명예회장은 20일 "엘리베이터 주식 매입은 적대적 M&A를 우려한 현대그룹 최고경영진의 다급한 요청으로 시작된 것으로 `상중에 주식을 몰래 대량 매입했다'는 김문희씨의 주장은 모략"이라고 공격했으며 김여사는 이에 대해 "지분 매입은 전적으로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반격했었다. 한편 강회장은 현회장측의 유상증자 방침에 대한 KCC측의 가처분신청과 관련,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쳐 적법적으로 이뤄진 것인 만큼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KCC가 국민주 공모에 참여할 가능성과 관련, "일부 참여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