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본 제조업의 성장 엔진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중(對中)수출증가가 생산시설의 중국이전에 따른 일본 국내 산업공동화의 마이너스를 메우고도 남을 정도인 것으로 분석돼 주목된다. 2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올들어 철강과 석유화학제품을 비롯한 소재는 물론 생산시설의 중국 이전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는 전자부품과 공작기계 등의 중국 수출이 큰폭으로 늘고 있다. 올 1-6월중 철강제품 대중수출은 약 300만t으로 철강제품 전체수출의 18%를 차지했다. 수출물량 자체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내용면에서는 자동차용 표면처리강판과 발전소용 특수 보일러튜브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수익공헌도가 엄청나게 좋아졌다. 실속있는 알짜 수출이 늘어난 것이다. 철강제품은 신닛데츠(新日鐵)와 JFE를 중심으로 한 일본 업체와 한국의 포스코, 유럽의 아르세롤과 콜라스 등 몇개 대형 메이커가 세계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태이며,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은 과점상태가 더 심하다. 이는 시장이 그만큼 안정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석유화학과 화학업계도 대중 수출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신니혼(新日本)석유는 올 4-9월에 작년 동기 보다 43% 늘어난 33만㎘의 중유를 중국에 수출했다. 일본내에서 남아도는 중유를 중국이 소비하는 구조가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화학업계는 `국내에 있는 14개의 공장중 3-4개는 순전히 중국수출만으로 먹고 산다'(업계 관계자)고 할 정도다. 전기.전자와 기계산업의 경우 생산시설의 중국이전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지만 공장자동화(FA)기기와 건설기계, 반도체 제조장비 등은 주로 일본에서 수출되고 있다. 중국 현지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는 마쓰시타(松下)전기산업그룹도 FA기기는 전량 일본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올들어 대중수출이 전년 대비 30% 늘었다. 니혼게이자이는 90년대말부터 생산시설의 중국이전으로 제조업 공동화가 우려됐지만 이제는 흐름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연간 50%의 판매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가 상징하듯 중국의 수요가 일본의 생산능력을 통째로 집어 삼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경기조절이나 무모한 설비증강으로 중국에 생산설비과잉상태가 빚어질 우려가 없지는 않지만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上海) 엑스포를 앞둔 중국의 수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일본기업 성장전략의 가장 중요한 열쇠의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