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와 설비투자 감소로 3.4분기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3%에 그쳤다.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제조업 생산이 늘어나는 등 경제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실질 GDP는작년 동기대비 2.3% 증가에 그쳐 2.4분기의 1.9%보다는 개선됐지만 한은이 전망했던2.7%에는 못미쳤다. 이에 따라 올 들어 3.4분기까지의 누적 성장률은 2.6%로 한은이 예상한 올해 연간 전망치 3.1%를 크게 밑돌았다. 한은은 수출과 건설투자의 증가세는 확대되고 있으나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절 변동 요인을 제거한 실질 GDP는 2.4분기에 비해 1.1% 증가해 2분기 연속감소세를 벗어났다. 민간 소비는 내구재와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 지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작년동기대비 1.9%가 감소해 2.4분기의 마이너스 2.2%에 이어 2분기 연속 뒷걸음질했다. 고정투자는 2.3%가 늘었으나 2.4분기의 3.5% 증가에 비해 둔화됐다. 건설투자는 7.8% 신장했으나 설비투자가 4.7% 감소해 2.4분기의 0.8%에 비해 감소 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가정용 전기기기를 중심으로 중화학공업제품의 생산이 늘어난 데 힘입어 제조업 생산이 2.4% 증가해 전분기의 2.2%를 약간 웃돌았고 특히 정보통신기기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10.2%로 2.4분기의 5.1%보다 크게 신장됐다. 건설업은 상업용과 주거용 건물 건설 호조로 8.3%가 늘어 전분기의 8.0%보다 개선됐고 서비스업 생산 증가 폭도 0.7%에서 1.8% 로 확대됐다. 반면 일기 불순과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림어업 생산은 5.6%나 감소해 전분기의1.4%에 비해 감소 폭이 커졌다. 수출은 경공업제품과 석유제품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통신기기, 컴퓨터 및 사무기기 등 대부분의 중화학공업제품 수출이 크게 늘면서 작년 동기대비 16.8%가 증가했고 수입은 8.9%가 늘었다.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내수의 성장 기여율은 2.4분기의 마이너스 7.8%에서 마이너스 30.9%로 추락한 반면 수출의 성장 기여율은 107.8%에서 130.9%로 상승했다. 대외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작년 동기대비 1.1% 증가에 그쳐 GDP성장률에 크게 못미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