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 가격이 잇따라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박 및 기계제작용 후판(厚板·두꺼운 철판)에 이어 철근과 핫코일(열연강판)의 가격마저 오를 것으로 전망돼 조선·자동차·가전 등 수요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가 후판가격을 t당 5만5천원 인상,45만5천원에 내달부터 공급키로 한 가운데 동국제강도 내달중 2만∼3만원의 인상을 검토 중이다. 후판용 슬래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동국제강은 슬래브 가격이 3·4분기에만 t당 30달러가 오른 2백80달러에 달해 10월달 인상분(2만원)으로는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슬래브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에서는 t당 3백15달러에 거래되고 있어 국내 수입가격도 연말까지 3백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후판의 국제적인 공급부족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어 기계 조선 등 수요업체들도 인상가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근도 원자재인 수입고철 가격이 폭등,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5월 t당 1백50달러에 불과하던 수입고철 가격은 이달 들어 1백99달러에 거래되는 등 2백달러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고철을 원료로 쓰는 전기로 업계는 지난 9월 가격담합을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전례가 있어 당장 가격을 올리기가 부담스럽지만 늦어도 내년 1월에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기로 접어들었지만 11월 계약된 수입고철 물량이 생산에 투입되는 내년 1월에는 t당 2만∼3만원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시세와의 가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 핫코일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거래 가격이 t당 35만5천원(3백달러)으로 중국 동남아 지역의 3백20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삼성증권 김경중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철강재의 공급부족이 지속되면서 국내 핫코일 가격도 내년초 t당 2만원가량 인상될 것"이라며 "이 경우 냉연강판 및 아연도금강판까지 순차적으로 오르면서 각종 철강제품의 가격인상이 러시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