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스탠리는 20일 한국 경제가 내년에 회복세를보이겠지만 회복의 강도는 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 스탠리는 또 내년 한국 경제 회복의 관건이 금융 부문 등의 성공적 구조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모건 스탠리의 앤디 시에(Andy Xie)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연구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가 올해 가계 부채, 카드 등 신용 부문의 악화로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내년에는 소비 심리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4.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 미국과 일본, 유럽이 2~4% 성장하는 등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도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투자가 정체되고 소비가 큰 폭으로 늘지 않아 'V'자형의 급격한 경기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시에 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의 주요 과제로 ▲아직 미완 상태인 금융, 재벌,부실 기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 완결과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질(質)' 중심 경제 구조로의 전환 등을 꼽았다. 모든 부문에서 생산이 이뤄져야 한다는 개념을 버리고 경쟁력 있는 부문에 집중해 수출에 주력하는 한편 여타 부문은 수입으로 대체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그는충고했다. 노먼 빌러민(Norman Villamin) 아시아-태평양 증시 담당 전략가는 내년에 한국증시 역시 기본적으로 경기회복, 구조조정 지속 등에 힘입어 상승하겠지만 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한국 증시의 12개월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로 875선을 제시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중 소비가 살아나고 한국 경제도 점차 회복되겠지만 여전히높은 가계 부채 비율 등으로 인해 회복의 속도는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04년의 한국 증시가 금리 등을 포함한 정부 정책과 구조조정 진척 상황등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통신업종과 자사주 매입 여력이 충분한 삼성전자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그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LG카드 문제에 대해 "예전 같으면 한국 정부가 무조건 지원에 나섰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이번에는 증자 참여 등을 통해 계열사와 채권단이 스스로 책임을 지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는 점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LG그룹에 대한 검찰의 조사도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