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경제가 서서히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어 내년에는 잠재성장률(5%대) 수준의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고임금 △중국의 부상 △개방화 물결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세 가지 충격으로 인해 5∼10년 뒤에도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우려했다.

박 총재는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사회적 고비용ㆍ저효율 구조 개선 △적극적인 남북경협 △후진적인 의식구조 개혁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우선 높은 집값과 교육비 물류비 등으로 인해 한국 사회가 불필요한 곳에 힘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능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전환, 내신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하거나 세금측면에서 지방을 파격적으로 우대하는 등 적극적인 수도권 집중 완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총재는 또 북한에 노동집약적인 공장을 대거 신설, 중국이나 베트남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북한지역으로 돌려야만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성공단은 한국이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남쪽의 한계기업들이 북한에 터를 잡는 것은 한국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방안인 동시에 통일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