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마찰의 파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수급악화로 6년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던 대두(콩)가격은 중국의 대미 구매단 파견이 전격 취소되면서 급락세로 반전됐고 밀도 8년여만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섬유쿼터 부과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미국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미국채 및 달러화 가치도 출렁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두·밀가격 동반 급락=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19일 대두 1월물은 전일 대비 28.25센트(3.6%) 하락한 부셸당 7.4875달러로 마감됐다. 대두가격은 미국 내 공급부족,세계 수요 증가 등이 겹치면서 지난 7월 말 이후 53% 급등했다. 하지만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구매사절단을 취소함으로써 시장분위기가 하루만에 '공급부족'에서 '수요부족'으로 바뀐 것이다. 올들어 20% 이상 가격이 급등한 밀도 급락으로 반전,하루 낙폭이 5.8%에 달했다. 중국의 '국제상품시장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대두는 미국의 곡물수출에서 옥수수에 이어 2위(지난해 1백48억달러)를 차지하는 품목으로 이중 중국으로 들어가는 물량이 40%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당초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내년에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양국간 갈등으로 전망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처해있다. ◆중국,미채권 매각 나설 수도=로열뱅크오브캐나다는 이날 미·중 통상마찰과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미국채를 대거 매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경상적자 보전을 위해 하루 15억달러 정도를 외부에서 차입해야 하는 입장에서 세계 3위 미 채권 보유국(9월 말 1천2백21억달러)인 중국이 국채매도에 나서면 상황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미·중 통상마찰이 달러약세를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은 "미국의 무역보복이 계속되면 여타 아시아 국가들도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는 달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달러가치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양국간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미국의 위안화절상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며 "위안화 선물가격이 상승한 것도 이런 분석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위안화 선물가격은 19일 3천3백포인트로 마감,전날의 3천1백포인트보다 2백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년 후 달러당 위안화가치가 현 수준보다 4.7% 정도 높아질 것임을 의미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