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우리 경제는 지금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면서 "내년엔 잠재성장률 수준인 5%대 성장이 가능하지않을까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한경밀레니엄포럼에 참석, "올 해 성장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내년 경제 전망은 상당히 밝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총재는 하지만 "장기적 측면에서는 과연 우리경제가 5∼10년 뒤에도 지금과같은 5%대의 성장이 가능할 수 있을가에 대해 회의적"이라 지적하고 "지금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 도전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위기적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 성장과 관련된 가장 큰 부분은 설비투자인데 아직 회복 기미가 보이지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총재는 "현재 우리나라는 고임금 현상과 중국의 부상, 개방혁명 등 3가지 큰충격이 겹쳐있다"면서 "임금은 경쟁국가인 대만.홍콩.브라질 등에 비해 높고, 중국이 저비용 구조와 날로 발전하는 기술력을 업고 우리나라를 추격하고 있으며, 개방혁명으로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퇴출 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박 총재는 이같은 위기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동산 투기억제, 교육기회의 평등 등을 통한 서울.강남 집중 차단, 노사문제 개혁, 정치 혁신 등으로 사회적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 경협을 적극 활용해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국이나 베트남 대신 세금이 거의 없고 노조도 없는 북한 개성공단 등으로 이전해 북한에 일자리와 소득을창출, 통일에 대비하면서 남한 경제의 구조조정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당장 통일이 된다면 경쟁력이 없는 북한의 산업시설은 모두 폐쇄될수밖에 없어 수백만명이 하루 아침에 서울로 몰려들어 국가적 재앙이 초래될 것인만큼 북한이 먹고 살 수 있는 노동집약적 시설을 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총재는 "우리 기업의 이전으로 북한은 강력한 노동집약산업, 남한은 삼성전자와 같은 첨단산업으로 양날개를 갖추게 될 때 경제의 활력이 유지돼 국가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