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수출 증가로 간신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실물경제가 정치ㆍ노사 등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 증폭으로 장기 침체 터널에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세계 경기가 회복 단계에 들어서면서 국내 기업들도 설비투자와 외자유치를 서둘러 추진해야 하는 상황인 데도, 정치 등 외부 요인들이 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정부와 경제계에 따르면 실물경기는 올들어 극심한 내수 소비 부진에 시달려오다 지난달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백9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세계시장 회복세를 타고 서서히 깨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월중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했고, 10월중 고용은 전달보다 15만명 늘어나는 등 수출 호(好)경기가 내수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경련이 조사한 지난 10월중 경기실사지수(BSI)는 1년 만에 100선을 회복(103.4)했고 3백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100을 넘어서는 등 일부 체감경기도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기업 쪽으로 방향을 틀고 노동계의 파업이 겨울에도 계속됨에 따라 기업 경영환경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대통령 재신임과 내년 총선 등 불확실한 정치일정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기업 쪽에 집중되는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내년 사업계획 수립과 장기 안정경영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