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금리가 뛰면서 한국은행이 통화 흡수를 위해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 유찰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매주 화요일 실시되는 통화안정증권 입찰에서 최근 3주일 연속 응찰액이 발행 예정 물량에 미치지 못해 일부 유찰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있다. 한은은 지난 11일 1조5천억원(1년물)의 통안증권을 입찰에 부쳤으나 발행 예정액에 크게 못 미치는 1조2천400억원이 응찰해 8천800억원만 낙찰됐다. 앞서 지난 4일에는 1조5천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9천700억원이 응찰해4천200억원만 낙찰됐고 지난달 28일에도 1조원(182일물)어치의 통안증권 입찰이 있었으나 응찰액은 9천900억원, 낙찰액은 3천400억원에 각각 그쳤다. 올 들어 낙찰액이 입찰 예정액에 일부 못 미친 적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연속적으로 응찰액이 입찰액에 못 미친 경우는 처음이다. 이처럼 통안증권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유동성 비율을높이거나 만기가 돌아온 은행채를 차환하기 위해 높은 금리로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하자 시중 자금이 통안채 대신 은행채나 CD 등으로 옮겨 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제일은행이 13일 발행한 1년 만기 금융채의 발행 금리는 연 4.70%였으나 통안증권 1년물의 유통 금리는 4.51%로 크게 낮았다. 올 하반기 들어 통안증권 발행액은 6월 4조9천900억원, 7월 5조7천억원, 8월 7조2천억원, 9월 7조4천억원, 10월 10조2천억원으로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1조3천억원에 그치고 있다.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한은은 일정 수준의 통안증권을 발행해야 하지만시장 금리가 오르면 발행 금리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다시 시장 금리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통안증권 1년물의 경우 올해의 연중 최저 발행금리가 4.0%(10월7일)였으나 지난11일 입찰 때에는 4.42%로 크게 높아져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의 급격한 시장 금리 상승은 은행채 발행이 일시적으로 집중되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경기 회복으로 장기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현재의 금리에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곧 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 들어 10월 말 현재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105조3천억원으로 작년 말의 84조3천억원에 비해 21조원이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