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법인세가 1-2%포인트 인하돼도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지역 359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법인세 인하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경기회복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정책일관성 유지'(50.8%), '규제개혁.노사안정 등의 경영환경 개선'(38.0%) 등을 제시한 반면 '법인세 인하'는 7.1%에 그쳤다. 특히 현재 27%(과표 1억원 이하인 경우 15%)인 법인세율이 1~2%포인트 인하될 경우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업체는 12.2%에 불과했다. 나머지 업체들은 '여유자금을 내부에 유보해 관망 후 결정하겠다'(60.0%), '투자계획이 없다'(27.8%) 등으로 답해 법인세가 인하돼도 즉각적인 투자확대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법인세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서는 61.7%가 '조금 도움이 될 것', 23.0%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해 대체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로는 '경영심리 안정'(44.8%), '가격경쟁력 제고'(32.4%) 등을 주로 제시했으며 '투자확대'라는 응답은 19.2%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반면 법인세 인하가 경기부양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들은 '투자촉진효과 미미'(46.7%), '이익을 내는 기업만 혜택'(42.2%), '재정건전성저해'(11.1%) 등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로 제시했다. 법인세 인하가 경제활성화 효과없이 세수만 감소시켜 재정적자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기업이 66.1%에 달했으며, 재정적자 확대 또는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으로는 ▲법인세외 조세부담 증가(48.8%) ▲재정지출 축소로 인한 경기하락(19.7%) ▲조세감면을 비롯한 기업지원대책 감소(13.2%) 등을 지적했다. 이밖에 법인세 인하에 따른 외자유치 전망에 대해서는 '조금 이뤄질 것'(54.6%),'상당히 이뤄질 것'(10.2%) 등으로 긍정적인 답변이 64.8%에 달했으며 나머지 35.2%는 그다지 효과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기업들은 해외 경쟁업체들과 비교할 때 불리함을 느끼는 부문으로는 고비용 구조(44.4%), 자금조달 여건(21.7%), 정부규제(17.6%), 높은 법인세율(13.6%) 등의 순으로 답해 법인세로 인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대한상의 경제조사팀 박형서 팀장은 "세수감소에 대한 대책 없이 법인세를 인하하는 것보다는 기업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에 대한 세심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법인세를 몇% 인하하는 것보다는 규제철폐와 노사안정 등과 관련된 가시적인 정책이 기업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