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닛폰석유, 중국의 시노펙그룹, 한국의 SK는중동산 원유의 구입가를 낮추기 위해 다른 동북아시아 정유업체들과 함께 에너지 시장의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석유 소비의 5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3국의 정유업체들과 원유 구매업자들은 지난주 도쿄(東京)에서 회동해 석유제품 거래와 비축량 조정, 그리고 중동 석유 공급업자들과의 공동 협상 등을 위한 시장의 설립을 제안했다. 원유 수입의 8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정유업체들은 업체간 경쟁 등으로 유럽이나 미국 업체들에 비해 연간 100억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더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석유 생산업체인 사우디 아람코와 같은 공급업자들과 구매협상시 한.중.일 3국의 정유업체들이 공동으로 대응해야할 필요성이 절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태에너지연구센터에 따르면, 동북아의 원유 수입은 주로 중국의 원유수요 급증으로 지난 2000년의 하루 약 900만배럴에서 오는 2020년에는 1천800만배럴로 두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닛폰석유의 고노 야스시 전무는 이와 관련, "우리는 지리적으로 서로 가까우며목표와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다"며 "경쟁에서 협력의 시대로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역 석유 업체들이 공동으로 대응해 원유 구입가격을 낮춰야만 하는 이유로는 국제유가의 상승을 들 수 있다. 세계최대 원유 거래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의 기준유가 선물가격은 올해 배럴당 평균 30.85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26.12달러였으며, 지난 1998년에는 14.41달러였다. 그러나 이들 3국의 공동대응에는 원유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협력을어떻게 얻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위해 호주에서 동시베리아 앙가르스크, 이란 아제르바이잔에 이르기까지 석유와 가스전 개발을 위해 경합하고 있는 관계다. 또한 공동 에너지시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정치 체제, 관세 및 세율 차이를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중국의 급속한 수요증대로 공동으로 협상하더라도 가격을 떨어뜨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만, 이들의 구상대로 동북아 지역에 원유와 석유제품을 거래할 수 있는시장이 형성될 경우 동북아 업체들의 협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일본의 에너지경제연구소의 오가와 요시키 이사는 아시아국가들이 중동의 공급자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공동 전선을 취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수입 원유에 대해 연간 50억-100억달러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왔다고 추정했다. (도쿄 블룸버그=연합뉴스)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