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백5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이라크 재건 사업을 담당할 주계약기업 3개사를 내년 2월1일까지 선정할 계획이다. 주계약은 미국 회사는 물론 외국 회사도 응찰이 허용된다. 이라크전쟁이 끝난 뒤 지금까지 미국 회사에만 사업을 허용한 데 대한 영국 등 동맹국들의 비난을 의식한 조치다. ◆이라크 재건 사업 '타임테이블' 확정=미 국방부는 오는 19일 워싱턴과,이틀 뒤인 21일 영국 런던에서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재건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갖는다. 관심 있는 기업들은 11월 말까지 의향서(expression of interest)를 제출하고 국방부는 12월 중순 의향서를 통과한 기업 명단을 발표한다. 이 회사들이 12월24일까지 입찰을 마치면 국방부는 선정작업을 거쳐 내년 2월1일 정식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미국 주도의 이라크임시정부(CPA)는 자체 웹사이트(www.rebuilding-iraq.net)를 만들어 재건사업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는 지금까지 중동지역의 재건작업에 관여했던 육군 공병대와 미국국제개발기구(USAID) 대신 국방부 소속으로 새로 만든 이라크 사회간접자본재건청(IIRO)을 통해 직접 재건사업을 총괄한다는 방침이다. 신임 IIRO 청장에는 예비역 해군 장군으로 GM과 파슨스브린커호프건설 등 민간부문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데이비드 내시가 임명됐다. IIRO는 1백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처음으로 '외국 기업'참여 가능=월스트리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국 언론들은 11일 '이라크의 1백50억달러 재건사업'소식을 전하며 미국 이외의 외국 기업들도 참여하게 됐다는 점을 중점 부각했다. 실제 많은 나라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당장 "매우 환영할 만한 일로 영국 기업이 주계약자로 선정될 가능성을 낙관한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2백50여개 기업이 참석할 예정인 21일 사업설명회에 마이크 오브리언 상무장관이 직접 나서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다. 3개 주계약자가 선정되면 이들은 수백개의 다른 기업들과 세부적인 사업들에 관한 하청 계약을 맺게 된다. 내시 IIRO청장은 "이라크인을 부청장으로 임명해 가능하면 많은 이라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22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재건물량을 분배하면서 딕 체니 부통령이 경영을 맡았던 핼리버튼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벡텔그룹 등 미국 2개사와 경쟁없이 수의계약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