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호주 중앙은행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전세계 경기 회복 조짐과 함께 다른 주요 경제국들의 `금리 도미노(동반) 인상'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6일 기준금리(중앙은행의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금리)를 3.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잉글랜드은행의 금리인상 조치는 지난 2000년 2월(당시 6%) 이후 처음이며, 미국과 일본 등 세계 4대 중앙은행 가운데서도 첫번째이다. 인상전 3.5%는 1955년이후 48년만에 최저수준이었다. 잉글랜드은행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을 정부 목표인 2.5%로 잡기 위해 '적절한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명은 또 "비록 고르지는 않지만 전세계 경제 회복이 모텐텀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지출이나 주택시장이 (잉글랜드은행이) 예상했던 것보다 느리지 않다"고 밝혔다. 영국 시중은행의 지난 9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규모는 88억파운드(미화 150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앞서 호주 중앙은행도 5일 기준금리를 5%로 17개월만에 처음으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중앙은행은 전세계 경기회복 덕분에 호주 가계의 신용대출 급증을 규제할여유가 생겼다고 인상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인상조치는 특히 지난 2년간의 주택가격 상승 등 경기과열에 대한 지적 뒤 전격 단행됐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영국.호주의 금리인상을 전세계 경기 사이클이 회복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한 조짐으로 긍정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또 영국의 경우 경기과열을 차단하기 위해 내년 2월중 한차례 0.25포인트 금리를 올린 뒤 내년말까지 계속 추가 인상을 단행, 기준금리가 5%에 이르도록 할 것으로 파이낸셜 타임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호주도 중앙은행이 `팽창적' 통화정책을 폐지할 방침이어서 추가 금리인상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반면 경기진작을 위해 금리인하 및 동결 정책을 고수해온 미.일 등 주요 경제국들이 영국의 금리인상 조치를 따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HSBC의 이코노미스트인 존 버틀러는 "우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나 ECB(유럽중앙은행)와 같은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로부터 받은 지침은 그들이 금리인상을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ECB는 6일 잉글랜드은행 금리인상 발표에도 불구하고 기준 금리인 공정할인율을 57년래 최저수준인 2.0%로 동결했다는 점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영국경제인연합회(CBI)의 딕바이 존스는 "세계경기회복이 아직 초기단계로 매우 연약한 상태에 있다"면서 "경기회복이 뿌리를 내리기 전에 (금리인상 등으로) 통화정책의 고삐를 바짝 죄는 것은 잘못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CB는 유럽의 경기가 영국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20년래 최저인 0.4%로 예상하고 있다. 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 등의 올 상반기중 국내총생산(GDP)이 감소, 경기침체에서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향후 몇개월간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다가 경기회복이 인플레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내년 후반기쯤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또 미국과 일본에서도 경제지표들이 호전돼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크레디트 애그리콜의 이코노미스트인 앤 뷰두는 "2개월전만해도 추가 금리인하여부를 물었지만 금리인하는 분명히 더이상 사람들의 안중에 없다"면서 "지금 예상들은 금리인상에 관한 것이며 문제는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o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