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6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본격 경기회복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며 "그러나 최근 상황으로 볼 때 올해 성장률은 당초 예상치보다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경기가 풀리면 검토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음은 박 총재와의 일문일답. -- 현 경기를 어떻게 보나. ▲경제지표들이 수출주도로 경기침체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본격 경기회복의 시작을 의미하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수출은 매우 활발하고 생산과 출하 모두 회복세다. 설비투자 역시 뚜렷한 회복세로 반전되지는 못했지만 지속적 감소세가 멈춘 상황이다. 다만 소비가 계속 침체해있고 언제 회복세로 들어설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결국 국내 경제는 수출중심의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아직 고용과 소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 3.4분기 성장률은. ▲2.4분기까지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실적치가 밑도는 상황이었지만 3.4분기 성장률은 당초 예측했던 것보다 다소 높아질 것이며 2.4분기의 1.9%보다 나아질 것이다. 당초에는 3.4분기도 2.4분기 수준을 횡보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 상황으로 볼 때 2.4분기보다는 높을 것이다. 소비를 제외한 수출.생산.출하.건축.설비투자 등이 모두 호황으로 접어들었거나 부진의 정도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성장률도 당초 예상치보다 다소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 -- 금리인상은 언제 검토할 생각인가. ▲경기가 풀리면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단순히 부동산문제만 갖고 검토하지는 않고 설비투자 등 전체적인 경기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판단할 것이다. -- 시장 실세금리가 오르고 있는데, 이를 용인할 생각인가. ▲시장금리는 시장이 결정할 문제이고 한은은 정책금리만을 맡는다. 요즘 실세금리가 오르는 것은 실물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실세금리가 콜금리 수준보다 1∼2% 높은 것이 정상이며 요즘 채권금리가 오르는 것은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물가는 어떻게 보는가. ▲태풍 매미나 외부 유가 등의 영향을 받아 오르고 있지만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7% 이내에서 안정되고 있다. -- 수출이 지나치게 주도하는 경기회복이 문제라는 지적이 있는데. ▲IT업종이나 중화학업종을 중심으로 한 수출이 경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시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다른 부문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상태를 본격적인 회복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 부동산종합대책이 금리정책에 도움이 됐나. ▲우리에게 도움을 준게 사실이다. 아파트 값이 하락하면 금리정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면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