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는 세계적인 보석브랜드 미키모토의 한국진출을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창립 110주년을 맞는 미키모토는 창립자 미키모토 고키치가 세계 최초로 양식진주 생산기술을 개발한 것을 계기로 탄생한 일본 회사다. 이 회사는 현재 진주에 관해서는 단연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미키모토의 대표상품 전시회로 꾸며진 이날 행사에는 수억원대의 고가제품들이 대거 선보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보석시장에서 고가제품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일까. 이 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미키모토 도요히코 미키모토 사장(57)은 진주를 포함한 미키모토의 보석제품을 단순히 사치품으로 볼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예전에는 보석을 자산 개념으로 봤지만 요즘은 캐주얼한 의상에도 착용할 수 있는 패션아이템으로 보는 시각이 늘었습니다. 한국 역시 5~6년 전부터 이 같은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고요. 특히 젊은 여성들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제품에 대한 취향도 실용적인 것에서부터 고급제품까지로 다양화됐습니다." 하지만 그는 실용성을 강조하면서도 미키모토의 해외진출 기준이 '고가제품시장이 형성돼 있는지 여부와 3년 내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는지'라고 밝혀 한국 고가 보석시장의 성장성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미키모토 사장은 최근 앞다퉈 한국에 발을 내디딘 다른 명품 보석브랜드들과의 차별화에 대해서는 "동양적인 서비스 정신"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동양, 그중에서도 일본 기업은 철저한 서비스 정신을 갖고 있습니다. 회사 모토도 '베스트 퀄리티, 베스트 서비스'입니다. 이는 어느 나라에서든 통하는 모토라고 생각하고요." 그는 일본에서 미키모토는 초등학생도 알 정도로 국민 가까이에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보석 비즈니스가 전무했던 일본에서 양식진주를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산업군을 창출해냈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교과서에도 실려 어린아이에게까지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미키모토 사장은 한국시장 분석과정에서 느낀 점을 토대로 한국 보석업체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류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지금의 경영환경입니다. 따라서 브랜드 비즈니스를 해야 합니다. 이번 런칭행사에서 고가제품을 많이 전시한 것도 우리 제품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서죠." 11월8일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에 매장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서는 미키모토 사장은 앞으로 패션리더가 집중돼 있는 강남권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selfzone@kbizwee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