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가전업체인 소니가 최근들어 급격한 실적 감소로 고전하면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소니는 지난달 28일 향후 3년간 전세계 그룹 종업원의 12%에 해당하는 2만명을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이 구조조정계획에서 부품.원자재 공급회사를 약 4천700개사에서 약 1천개사로 압축하고 공장공간도 3분의 1 줄이는 등의 비용절감책을 내놓았다. 소니는 또 한국의 삼성전자와 박막형 TV용 액정 패널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 오는 2005년 여름부터 양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세계시장에서 급속도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박막형 TV 시장에서 소니가 뒤늦게 만회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을 비롯해 인건비가 낮은 지역들에서 생산되는 전자제품의 질이 급속히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소니로서는 과거의 명성에만 집착할 수 없는 형편이 됐다. 경쟁업체인 삼성의 수익은 급증하고 있지만 올해 1.4분기 적자를 기록한 소니의수익은 최근 수개월간 전년도와 비교해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소니가 이같은 역경에 처음 도전하는 것은 아니다. 소니는 2차 대전의 폐허속에서 고객들의 요구에 딱 들어맞는 기술혁신을 통해그 명성을 구축해왔으며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음반산업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비디오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과 바이오 컴퓨터, 사이버샷 디지털카메라, 아이보 로봇 등에 이르는 첨단 브랜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소니 성장의 드라마는 소니가 어떻게 상식을 깨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개발,세계인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제품을 내놓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소니의 기술진이 처음 워크맨을 구상할 때도 일부 경영진은 이 이상하게 생긴제품이 도대체 시장에서 팔릴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오늘날 워크맨은거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으며 소니가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치를 계속 지키려면 지속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하고 있다, 크레디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의 오노 마사히로 애널리스트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2`에 사용한 반도체칩 기술력이야말로 소니의 강점이라고 지적한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기술력을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과 같은 모바일 제품과홈네트워크용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 제품들은 단순한 게임기를 넘어서 DVD레코더와 홈서버, 뮤직플레이어기능 등을 갖추게될 것이다. 그러나 게임기가 소니를 살릴 수 있을까? 애널리스트들은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플레이스테이션1과 2는 경쟁제품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나 일본 닌텐도게임기를 제치고 전세계서 1억6천만대나 팔렸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이같은 판매호조는 소니의 기술개발비용을 위한 기초이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소니의 기술적 우위가 반드시 수입으로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니는 Blu-Ray Disc Recorder와 같은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지만 DVD레코더에서는 뒤쳐져 있으며 일반 TV에서도 뛰어난 품질을 갖고 있지만 LCD분야에서는 뒤쳐져 있다고 이 신문은 지난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소니의 기술력이 풍부할지 모르지만 이것들이 매출로 연결되지못할 경우 수익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A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