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적인 혁신체제를 구축하라.' 주5일 근무제 확산 등으로 기업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에 생존을 위한 특명이 떨어졌다. 이제 개별 부문의 혁신만으론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기업활동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혁신 또 혁신'만이 불확실성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경제적ㆍ비경제적 변수들에 맞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같은 추세는 능률협회컨설팅(회장 송인상)이 선정한 '2003년 대한민국 보전경영·생산혁신대상' 수상업체들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이 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전경영 △TPM(전사적 설비보전 활동) △에너지혁신 △아이디어경영 △생산혁신 등 5대 분야에 걸친 혁신체제를 구축, 획기적인 경영성과를 창출한 기업과 사례를 발굴해 이를 격려하고 널리 알림으로써 국내 산업계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시상제도다. 올해는 전사부문 15개사, 우수공장부문 4개사, 리더십부문 7개사례, 제품부문 6개 제품, 개인부문 11명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수상업체들이 산업계에 던지는 시사점중 첫번째는 '혁신활동의 전사적ㆍ조직적 접근'이다. 혁신활동은 최고경영자(CEO)에서 일선 직원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추진돼야만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과거엔 CEO의 의지만으로 일방적인 '톱 다운(Top-Down)' 방식으로 추진하거나 일부 관리자들이 주도하는 태스크포스(TF)팀 활동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보전경영 전사부문 대상을 수상한 한국남동발전, TPM 전사부문 대상을 차지한 삼성코닝정밀유리 등은 전사적ㆍ조직적 혁신활동 추진에 대한 모범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두번째 시사점은 '혁신활동의 통합화·리모델링'이다. 한국가스공사(아이디어경영 전사부문 3년지속 대상)와 한국서부발전(〃 2년지속 대상)을 비롯한 대부분의 수상업체들은 지식경영 TPM 6시그마 생산혁신 에너지혁신 등 제반 혁신활동을 통합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혁신활동의 질적향상을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또 이들 업체는 각각의 활동을 자사의 문화에 맞춰 리모델링함으로써 그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세번째 시사점은 혁신활동 추진기업의 규모 및 업종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부분의 혁신활동은 대기업에서 먼저 뿌리를 내렸다. 이후 중견ㆍ중소기업들이 앞다퉈 대기업의 성공사례 벤치마킹에 나서면서 무한경쟁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안으로 각각의 기업에 적합한 혁신활동을 도입,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혁신활동 추진과 성과획득에 있어 기업의 규모와 업종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 마지막 시사점은 '혁신활동과 경영성과의 직접적인 연계'이다. 이번 수상업체들은 혁신활동의 목표와 기업의 경영목표를 연계시킬 뿐 아니라 추진결과에 따른 성과도출에서도 정량화ㆍ가시화할 수 있는 기준과 프로세스를 실현했다. 또 성과도출에 만족하지 않고 그 성과에 대한 평가 및 보상시스템을 마련함으로써 혁신활동에 대한 충분한 동기를 제공했다. 특히 한솔제지(TPM 전사부문 대상)는 사이버 교육 및 성과평가시스템 운영을 통해 종업원의 참여를 위한 동기를 부여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