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도가 급증, 10월말로 이미 작년 한해보다 많은 기업들이 쓰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중자금이 수도권 일대의 부동산 투기에 집중되면서 지방소재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의 부도가 크게 늘고 있다. 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월중 부도를 내고 당좌거래를 정지당한 기업은 4백80개로 집계됐다. 부도업체수는 지난 7월 5백8개를 기록한 뒤 지난 8월과 9월엔 4백71개와 4백38개로 줄어들었으나 지난달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로써 올 1~10월중 부도를 낸 기업은 총 4천4백36개로 작년 한햇동안의 부도업체수(4천2백44개)보다도 많아졌다. 지난달 부도를 낸 기업중 지방에 소재한 기업은 모두 3백25개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1년1월(3백29개) 이후 33개월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서울지역 부도업체수는 1백55개로 지난 9월(1백76개)보다 오히려 줄었다. 은행 관계자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시중자금이 단기부동화되면서 생산분야에 자금이 돌지 않아 부도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 전체적으로는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지방에는 자금경색 현상까지 나타나 한계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의 부도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지역 본부장은 "관할 지점 30여개의 거래업체중 지난 상반기에 부도를 낸 업체는 4개에 불과했으나 지난달에만 7개 업체가 부도를 내는 등 중소기업들의 버티기가 한계에 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부도가 늘어나면서 은행들로선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로부터 자금을 조기회수하거나 여신한도를 줄일 수 밖에 없어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6월말 현재 고용인수가 3백명 미만이거나 자본금이 8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의 은행 연체율은 2.2%로 작년말(1.9%)보다 0.3% 포인트 상승했다. 또 개인사업자의 연체율도 지난 2001년 말 2.0%에서 작년말 2.1%, 올 6월 말 2.4%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