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이레전자가 변신을 거듭하며 고속 성장을 질주하고 있다. 1990년 전선가공에서 출발해 휴대폰용 충전기,이동전화 단말기,LCD TV,PDP TV로 사업품목을 다각화하며 지난 2001년 이후 매년 50% 이상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매출도 작년의 2배에 육박하는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레전자는 최근 또 한 차례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KTB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이트로닉스(옛 해태전자) 인수에 뛰어든 것.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종합 전자업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내년에는 유럽의 터키나 폴란드에 LCD TV와 PDP TV를 조립 생산하는 현지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에도 합작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업계는 이레전자의 급성장이 다름아닌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지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종합 전자메이커로" 이레전자는 지난 90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연립주택의 5평 지하공간에서 출발했다. 전선을 가공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사업이었다. 그러던 중 95년 휴대폰용 충전기와 핸즈프리를 개발,현대전자에 납품을 시작하면서부터 회사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가장 어렵다던 외환위기 직후에도 성장을 거듭,97년 80억원이던 매출액이 98년 2백40억원으로 3배나 늘었을 정도다. 이레전자는 지난 2001년 LCD모니터 사업과 작년 초 PDP TV 부문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 올해 상반기 PDP 매출은 작년의 2배가 넘는 1백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8월에는 사상 최대인 1천5백대의 PDP TV를 출하했다. 상반기 매출은 4백13억원으로 작년 전체 매출인 5백68억원에 육박했다. ◆이트로닉스 인수 추진 이레전자가 가장 주력으로 삼는 품목은 PDP TV와 LCD 제품군이다. 대부분 해외 전자업체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TV시장에 진출한 델과 HP에도 납품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 이레전자는 내년 홈시어터 사업에 진출해 종합 전자메이커로 발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법정관리 중인 이트로닉스 인수전에 나섰다. 이트로닉스가 인켈 브랜드의 홈시어터 오디오 부문에서 경쟁력이 있는 만큼 PDP·LCD TV 사업군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3년 후에는 자체 브랜드를 본격 강화할 방침이다.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지제도 이레전자는 사내 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기업으로 유명하다. 회사는 매년 모든 직원에게 김장김치를 담가주고 설날 추석 등에는 푸짐한 선물도 나눠준다. 상여금은 기본이고 자녀 학자금 보조에 유급휴가도 제공한다. 특히 5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3주간 1인당 3백25만원을 지급,해외 어학연수까지 시켜주고 있다. 겨울에는 사원 자녀를 위해 스키장에서 겨울캠프를 열기도 한다. 이 회사 정문식 사장은 "대기업에 비해 임금은 적은 편이지만 갖가지 복지혜택이 많아 생산성도 높고 이직자도 거의 없다"며 "삼성 LG 등 대기업의 생산부문 담당자들이 회사를 방문해 비결을 문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