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소비와 기업투자의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 3.4분기에 19년만에 최고인 7.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는 30일 지난 7월부터 9월까지의 3.4분기에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연간으로 환산할 때 7.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지난 1984년 1.4분기 이후 최고의 성장률이다. 미국의 지난 2.4분기 GDP 성장률은 3.3%였다.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대체로 3.4분기 GDP가 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 나타난 성장률은 이같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었다. CNN 방송은 존 행콕 파이낸셜 서비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빌 체니의 말을 인용해 "이것(성장률)의 지속여부에는 어느정도 의심이 존재하지만 아무튼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별도의 보고서에서 주별 실업수당 청구가 아직도 지난 25일 끝난 주(週)에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해 실업문제가 경제회복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3.4분기 소비는 6.6% 증가를 기록해 지난 1988년 이후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 2.4분기 소비증가는 3.8%였다. 존 스노 재무장관은 "오늘 3.4분기 실질 GDP에 대한 보고는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경제에 긍정적인 충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이같은 높은 GDP 성장률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저금리 유지와 조지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 등으로 경제가 지난 여름 빠른 회복세에 올라섰기 때문인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감세정책은 최근 끝난 2003회계연도의 기록적 재정적자에 기여했을 뿐 일자리 증가 등에는 별로 기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는 경제가 회복되면 상당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3.4분기에 자동차같은 고가품 구입에 나서 고가 내구재에 대한 소비지출이 26.9%나 증가했다. 식품이나 의류같은 `비내구재' 구입도 7.9% 증가해 1976년 1.4분기 이후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3.4분기에 장비와 소프트웨어 구입에 대한 지출을 15.4% 늘렸다. 이것은 2000년 1.4분기 이후 최대의 증가폭이며 지난 2.4분기의 8.3%에서 크게 올라간 수치다. 낮은 주택융자금리에 힘입은 주택시장의 열기도 역시 GDP 증가에 한 몫을 했다. 주택건설에 대한 투자는 20.4%로 1996년 2.4분기 이후 최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2.4분기 주택건설 투자는 6.6%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