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피하기 위한 화해조치의 하나로 대미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8일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도널드 에번스 미국상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약속했다. 원 총리는 "우리는 중국과 미국이 발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서로 균형잡힌 무역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원 총리가 에번스 장관에게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려가기 위한 각종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원 총리는 이어 "우리가 무역 불균형을 시정할 수 있도록 미국도 수출 관련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에번스 장관에게 당부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도 에번스 장관 방중에 맞춰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서비스시장을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저우 행장은 "대미 수입을 늘리고 서비스시장을 개방하는 등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여주기 위해 기꺼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동시에 불필요한 규제는 풀어나가겠다"면서 "자본항목에 대한 통제를 선택적으로 완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의 이같은 유화적인 조치는 에번스 장관이 중국에 대해 대미 무역역조를 시정하라며 독설을 쏟아 놓은 직후 나온 것이다. 에번스 장관은 이날 베이징(北京)의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무역적자 문제와 관련, "이제 미국의 인내심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시장이 미국 업체들에 대해 문을 닫는 다면 미국 시장도 중국 수출품에 무한정 열려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번스 장관은 방중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중국의 현행 무역관행은 우리의 개방시장을 착취하고 있으며 미국 근로자들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