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한국은 시위 진압에 관한 한 선진국? 경찰청 외사관리관실은 29일 홍콩 경찰의 요청에 따라 '방염(防焰) 간이 진압복'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염 간이 진압복은 과거 전.의경들이 입던 두툼한 솜과 대나무를 넣은 진압복(일명 '이순신복')과 달리 상체보호대와 팔.다리 보호대 등으로 구분되고 특히 상체보호대는 내피와 외피, 보호대로 3단 분리할 수 있어 세탁하기도 편한 제품이다. 경찰은 이 진압복을 그동안 꾸준히 개선해왔고 지난해 새 디자인으로 바꿔 의장 등록까지 마쳤다. 이 간이 진압복이 홍콩 경찰의 눈에 띈 것은 멕시코 칸쿤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 도중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반대해 자결한 고 (故)이경해씨의 지난달 20일 영결식 시위를 통해서다. 진압 장면이 다음날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일요판인 선데이 모닝 포스트에 보도되자 홍콩 경찰은 간이 진압복이 안전하고 산뜻해 보인다며 경찰 주재관을 통해 자료 제공을 요청해왔다. 경찰청에서도 홍콩측이 요청하는 내용이 이미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수준인 데다 국내 기업 제품이 홍콩으로 수출되면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은 이전에도 지난 94년 한해 인도네시아에 227만 달러 상당의 최루탄과 발사기를 수출하는 등 시위 진압 장비를 수출해왔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