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체납자와 상호저축은행의 연체자 급증으로 개인 신용불량자가 지난달 말 350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개인 신용불량자는 한 달 전에 비해 8만9천373명(2.62%)이 늘어난 350만1천897명으로 또다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신용불량자 증가율은 올 들어 지난 7월까지의 월 평균 3.47%에서 8월에 1.98%로 둔화됐다가 9월에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달의 신용불량자 증가는 국세와 지방세 체납 등으로 인해 공공 정보 부문에서 11만7천530명(19.54%)이나 급증했기 때문으로 이를 제외하면 신용불량자가 3만명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상호저축은행에서만 5만1천986명(12.16%)이나 늘어 신용불량자 증가세를 주도했고 신용불량자가 10만명 이상인 금융회사가 17개나 됐다. 이중 지난달 말 합병한 국민카드와 국민은행은 각각 91만7천719명과 70만8천78명으로 이를 합할 경우 이중등록자를 감안해도 LG카드의 101만4천498명을 제치고 최대의 신용불량자 보유회사로 자리매김한 것이 확실시되고 있고 서울보증보험(89만1천887명)과 현대캐피탈(51만1천630명)이 뒤를 이었다. LG카드는 그러나 자산관리공사에 대한 부실 채권 매각과 함께 정리돼야 할 34만7천725명을 제외하면 실제 신용불량자는 66만6천773명으로 서울보증보험보다도 적다고 해명했다. 다른 금융기관에 등록되지 않은 단일 회사 신용불량자는 서울보증보험이 21만4천392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LG카드(9만5천777명), 국민은행(8만7천647명), 국민카드(7만8천465명), 농협(6만1천834명) 등 순으로 나타났으나 역시 국민은행과 국민카드를 합하면 LG카드는 3위로 밀려나게 된다. 기관별 신용불량자 증가율은 공공 정보와 상호저축은행에 이어 외국은행(5.53%)과 신용카드(4.98%), 손해보험(4.77%) 등이 높았으나 우체국은 되레 1.71%가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20세 미만의 경우 8월 말보다 6.04%가 줄었으나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증가한 가운데 30대 증가율이 2.97%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30대 여성의 증가율이 4.01%로 가장 높았고 20대 여성(3.32%), 40대 이상 여성(3.13%), 30대 남성(2.37%), 20대 남성(2.15%), 40대 이상 남성(2.00%) 등의 순이었다. 30대 여성 신용불량자의 증가는 남편이 신용불량자가 되면 부인 명의로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다 `신용불량 가족'으로 확대되는 악순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