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일터는 조직 내부의 관계가 신뢰, 자부심, 그리고 재미로 특징지어지는 곳을 의미한다. 즉 구성원과 경영진 상사의 관계가 신뢰에 기반을 두고, 구성원과 조직 회사의 관계에 자부심이 스며들어 있고, 함께하는 동료와의 관계에서 일하는 재미가 있는 회사다. 그중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이 되는 것은 신뢰다. 때문에 훌륭한 일터를 구현하기 위한 경영 노력을 신뢰경영이라고 부른다. 신뢰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누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까. 바로 사장을 포함한 상사의 역할이다. 신뢰경영을 통한 훌륭한 일터 구현을 위해 리더십이 한층 강화돼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는 책이 큰 인기를 누렸다. 몇달째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사실이 아니더라도 칭찬을 잘해야 한다는 얘기가 부쩍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칭찬 릴레이’가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서도 이뤄졌다는 보도도 있었다. 칭찬이라는 것은 우리의 전통적인 리더십 모델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행위다. 유교적 전통에서 예로부터 칭찬에 인색했다. 아마도 어줍지 않은 칭찬에 사랑스러운 자식이 우쭐해지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남이 보는 앞에서 자식을 칭찬하는 모습은 상상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이 같은 문화적 전통을 바탕에 깔고 한국경제는 개발연대를 허겁지겁 달려왔다. 민간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조직 내에 형성된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은 ‘카리스마’로 특징지어진다. 리더는 근엄한 표정을 짓고 가급적 말을 아낀다. 그러면서도 소리 없이 미치는 인자한 측면을 갖고 있다. 따르는 후배의 입장에서는 범접하기 어려우면서도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소위 멋있는 상사로 여겼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왜곡이 일어난다. 실천으로 옮길 때면 스스로에게 편하고 득이 되는 행동유형만을 예외적으로 받아들인다. 근엄함의 이면에 있어야 할 인자한 배려가 없다. 꼭 필요한 말, 한번 듣게 되면 따끔함이 느껴져야 할 ‘아끼는 말’은 왕왕 군기를 잡기 위해 나오는 큰소리가 된다. 범접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가까이 하기 싫은 사람이 되고 배울 것은 전혀 없어 ‘반대로만 행동하면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푸념을 쌓이게 한다. 전설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회의 중 재떨이를 날리는 회장, 군화발로 무릎을 차는 사장에 대한 얘기는 ‘왜곡된 카리스마’의 리더십 모델을 들려주고 있다. 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이상적인 리더십 모델에 철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일상적인 조직의 관리는 물론이고 목표를 향한 변화의 관리에 있어서 요구되는 바람직한 조직의 리더 모습은 최근 수년 사이에 크게 변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그것은 네거티브한 방식에서 포지티브한 방식으로의 변화다. 통제와 강압의 관리는 참여와 자율의 리딩(Leading)으로 옮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부하직원들이 허튼 일을 하지 않도록 잘 통제하고 주어진 과제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성하도록 하는 리더가 훌륭한 리더였다. 그러나 요즘과 같이 격변하는 기업환경에서는 그것이 더 이상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이 아니며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덕목도 아니다. 오히려 보다 나은 방안을 위해 어떻게 부하직원들을 동참하게 만들 것인가, 자율적인 분위기에서도 책임감을 갖고 과제를 달성하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변화 속에서 칭찬, 배려, 설득의 기술들이 필요해지며 는 쉽게 말해 때를 잘 만난 것이다. 그러나 ‘어떤 고래가 생전 처음 보는 조련사의 칭찬에 재주를 부릴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칭찬을 하든지 질책을 하든지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매번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고 게으름을 피우는 부하직원을 칭찬할 수는 없다. 칭찬이든 질책이든 모두가 필요하다. 의 기저에 깔린 요지는 고래와 조련사간의 신뢰관계이며, 이 같은 관계야말로 훌륭한 일터가 지향하는 상호관계의 특징적인 측면이다. 아울러 글로벌기업의 경영관리에서 이처럼 리더십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사람으로는 로버트 그린리프가 있다. 박재림 객원기자(엘테크신뢰경영연구소 이사) 훌륭한 일터의 ‘리더의 조건’ 훌륭한 일터의 리더와 전통적인 리더의 가장 큰 차이는 부하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는가 하는 점이어야 한다. 이에 앞서 조직의 책임자인 상사에게 요구되는 두가지 측면은 관리자와 리더로서의 측면이다. 장군에게 평시에 요구되는 관리자로서의 역할은 경계태세가 완벽하고 보급체계에 차질이 없는가를 살피는 일이다. 그러나 전시(변화)에 요구되는 리더로서의 역할은 병사들이 자신과 함께 고지를 점령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는 진두지휘력이다. 엄격히 얘기하자면 관리자와 리더는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요구되는 측면은 두가지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동일인에게 주어진 역할이며 기업에서는 두가지 측면이 수시로 혼란스럽게 요구된다. 때문에 상사는 관리자이면서 동시에 리더이어야 하며 요즘처럼 변화가 심한 경영환경에서는 리더로서의 역할이 훨씬 중요해진다. 훌륭한 일터의 리더와 전통적인 리더는 각각 부하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가. 훌륭한 일터의 리더는 부하를 목표달성의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전통적 리더는 부하를 많은 자원 중의 하나로 생각한다. 조직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다양한 자원이 필요하다. 리더는 그것을 매트릭스 구조로 잘 엮어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여기서 부하는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까. 훌륭한 일터의 리더에게 부하는 주어진 목표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업무를 추진하는 파트너다. 그러나 전통적 리더에게 부하는 지시한 과제를 완수시켜 줄 또 다른 하나의 자원일 뿐이다. 이런 차이는 ‘그 업무 어떻게 진행되고 있지’ ‘이런 부분은 보완해야겠다’라는 조언과 ‘아직 다 안됐나’ ‘일처리를 이 정도밖에는 못하겠어’라는 질책의 차이로 나타난다. 훌륭한 일터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부하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