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ㆍ직불카드 장점만 결합 최근 체크카드(Check Card)가 뜨고 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 가맹점이면 어느 곳에서나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예금 잔액한도 내에서 결제가 이뤄져 연체가 불가능한 직불카드의 장점을 결합한 신개념의 카드다. 신용카드가 신용불량자 350만명 양산에 주범으로 몰려 가계부실에 상당한 부담과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라 한때 신용카드 이용률이 급격히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체크카드에 대한 연말 소득공제율이 확정되고 신용카드 복권제의 추첨대상에 포함되면서 체크카드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에 부여했던 각종 무료ㆍ할인서비스를 체크카드까지 확대하며 신규 카드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체크카드시장을 잡아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신용카드 이용률은 예년보다 급격히 줄어든 반면, 체크카드 이용률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용카드와 직불카드에 부여했던 정부와 카드사의 각종 혜택이 체크카드까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는 자신의 경제능력을 초과하는 소비로 인한 연체 및 신용불량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체크카드는 예금 잔액한도 내에서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연체위험이 제거됐다. 따라서 체크카드 소지자는 자신의 소득수준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를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더불어 체크카드에 연말 소득공제 혜택과 신용카드 복권제 추첨기회가 부여돼 사실상 체크카드 소지자들도 신용카드와 동일한 혜택을 받게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350만명의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면서 예금 잔액한도 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올해는 연간 이용액이 4,000억~5,000억원에 불과하겠지만 앞으로 수조원대의 신용카드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양한 서비스로 틈새시장 공략 최근 국민카드와 통합한 국민은행은 신용 기능이 포함된 ‘KB카드(옛 국민카드)-체크카드’와 신용 기능이 없는 ‘KB체크카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소득공제율이 20%인 ‘KB카드-체크카드’는 각종 공연과 강좌 할인혜택은 물론 일반 KB카드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 8월 인체에 유익한 자수정이 함유된 ‘KB체크카드’에는 30%의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고 이용금액의 1%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9월 말 현재까지 50,000여명이 ‘KB체크카드’를 신규로 발급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은 10월 한달 동안 체크카드 이용자를 대상으로 고객사은행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비씨카드는 ‘비씨플러스카드’라는 체크카드 상품을 선보였다. ‘비씨플러스카드’는 상반기에만 전년에 비해 이용액이 80%포인트 올라 710억원에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비씨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에 부여한 포인트보다 높은 포인트를 체크카드에 적립해주며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모든 회원은행을 대상으로 공통상품인 ‘비씨플러스카드’를 발행하고 있는 비씨카드는 신용카드의 두배에 해당하는 비씨탑포인트까지 제공하고 있다. 제일은행의 체크카드인 ‘제일비씨퍼스트플러스카드’는 카드 이용자에게 0.5%의 캐쉬백과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등을 제공한다. 기업은행의 체크카드인 ‘파인위크앤드플러스카드’는 SK주유소 이용시 업계 최고 수준인 ℓ당 40원에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지난 99년 3월 체크카드를 발급한 바 있는 신한카드는 최근 체크카드 활성화 전략을 세우고 10월 중순부터 대대적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결제승인을 문자메시지로 무료로 전송해주고 월 50만원 이상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신한은행에서 환율우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신한프리체크카드’를 이용하면 최고 3억원이 보장되는 항공상해보험 무료가입 및 사용액의 1%를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단 신용한도가 부여된 체크카드에는 연회비 2,000원이 부과된다. 다양한 스포츠 관련 서비스를 포함한 ‘프리체크스포츠카드’는 야구, 축구, 농구 등 각종 프로스포츠 입장권 할인 및 예약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용카드처럼 다양한 혜택 제공 2000년 3월에 제일은행과 제휴를 통해 체크카드를 발급한 LG카드는 우체국(2000년 7월)과 우리은행(2002년 8월)으로 제휴 폭을 넓히며 체크카드 회원을 늘려나가고 있다. LG카드는 ‘LG체크카드’, ‘체크2030카드’, ‘체크레이디카드’의 3가지 상품을 내놓고 이용금액의 0.5%를 캐쉬백으로 되돌려주거나 영화할인, 놀이공원 무료입장, 백화점 무이자할부, 주유할인 서비스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8월 말 현재 102만장의 체크카드가 발급됐고 이용액은 980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에 비해 55.5%포인트 증가했다. LG카드의 체크카드 이용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63.3%포인트 늘어난 245만건으로 집계됐다. 우리카드는 ‘우리모어플러스카드’라는 브랜드로 체크카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우리카드의 체크카드 소지자에게는 레스토랑 할인과 현대오일뱅크(ℓ당 25원)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외환카드는 지난 99년 6월부터 예금계좌 잔액한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외환예스머니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사용금액 1,000원당 예스포인트 5점을 적립해주며 1,000만원 교통상해보험 무료가입은 물론 현대오일뱅크를 이용하면 ℓ당 50점 예스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삼성카드는 최근 우리은행, 주한중국대사관과 함께 체크카드 사업추진에 관한 업무제휴를 맺고 국내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을 대상으로 ‘중국유학생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체크카드 이용자에게는 각종 할인서비스와 환율우대 등을 제공한다. 이처럼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의 대안으로 체크카드를 꼽고 있다. 때문에 대대적인 무료ㆍ할인서비스를 무기로 고객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소비감소로 체크카드의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신용카드 문제가 사회에 가져다준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카드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의 소득수준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를 가능케 하는 대안으로 체크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체크카드가 앞으로 카드 소지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우영 기자 kp119@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