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27일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에 대한 출자전환이 마무리됨에 따라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작업에 나서게 됐다. SK는 현재 3백%가 넘는 그룹의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2백40%,2005년 말까지 2백% 미만으로 낮추기로 하는 등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SK 비자금 사건의 여진이 계속되는데다 손길승 그룹 회장의 거취가 불투명해지고 있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SK네트웍스 회생길로 SK㈜가 지난 26일 8천5백억원을 출자전환키로 의결한데 이어 채권단도 이날 8천5백억원의 출자전환과 함께 1조원대의 상환우선주를 발행,모두 2조7천억원대의 출자전환이 이뤄짐에 따라 SK네트웍스는 회생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월 SK그룹 압수수색과 1조7천억원대 분식회계 적발로 촉발된 SK사태가 9개월여만에 한 고비를 넘어선 것. SK네트웍스는 1조1천억원대의 채권현금매입(CBO)과 부동산 등 자산매각 등을 통해 4조3천억원대의 자본잠식에서 벗어나 자본금 2천억∼3천억원대의 클린컴퍼니로 변신하게 됐다. 또 모든 해외법인을 폐쇄하는 등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석유판매와 휴대전화단말기 및 전용회선망사업을 하는 유통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SK네트웍스가 회생으로 방향을 잡음에 따라 보유주식을 담보로 맡긴 최태원 SK㈜ 회장은 SK그룹의 경영권을 유지하게 됐다. 최 회장은 또 소버린자산운용을 제치고 SK㈜의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았으며 그룹 조직개편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인사 등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 구조조정 가속화 김승유 하나은행장과 최 회장,김창근 SK㈜ 사장은 이날 하나은행 7층 회의실에서 그룹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다. 양측은 구조조정 전문가들로 구성된 구조조정팀을 각각 만들어 SK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작업과 부채비율 감축 등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SK네트웍스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면서 SK그룹의 부채비율이 지난 6월 말 현재 3백61%(금융계열사 제외)로 높아졌다"며 "보유부동산이나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그룹의 부채비율을 2백40% 미만으로 낮추기로 했으며 부채비율 개선작업의 목표선인 2백%는 2005년 말까지 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와 채권단이 구상하고 있는 그룹 재편전략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하는 정보통신분야 △SK㈜ 등 에너지·화학 분야 △유통 전문회사인 SK네트웍스 등 3개 분야를 중심축으로 하고 있다. 양측은 또 워커힐과 세계물산을 비롯 SK증권 SK생명 SK투신운용 등 자회사 매각을 서두르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59개인 계열사수를 10여개로 대폭 축소키로 했다. ◆앞길은 여전히 험난 경영정상화로 가닥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SK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K비자금 사건은 정치자금 사건으로 비화돼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형국이다. 손길승 그룹 회장도 전경련 회장직을 물러나기로 한데다 여전히 사법처리 여부로 논란을 빚고 있다. SK네트웍스에 대한 출자전환을 반대하는 SK㈜ 소액주주와 소버린 등의 반발도 남아 있다. SK네트웍스가 앞으로 4개년 평균 4천7백50억원의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를 달성할 지도 미지수다. 정태웅·김인식 기자 redael@hankyung.com